분리수거에 진심인데 왜 지구는 뜨거워질까? - 친환경 생활의 역설
마이클 마니아티스 지음, 김지혜 옮김 / 황소걸음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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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전후로 기업의 친환경 정책이 유행이었다. 앞다투어 친환경 소재의 제품을 쏟아내고, 플라스틱 그릇 대신 용기나 텀블러를 쓰고, 종이 빨대를 했다. 에코백을 들고 다니고 장바구니를 챙기면 지구를 살릴 수 있다고 했다.

지자체, 영화제 행사 기념품은 에코백 아니면 리유저블컵이었다. 친환경 제품을 쓰면 지구가 조금 덜 아픈 게 아닐까 믿었지만 거대한 산업구조에 희생된 것뿐이었다. 경제적,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면서 개인의 죄책감은 커져갔다.

소비를 조장하는 또 다른 가스라이팅,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된 후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것들만 하고 있다. 건강을 위해 어느 정도는 걷고, 장바구니를 생활화하고 무거워도 텀블러는 챙기다. 에코백을 만들기 위해 또 다른 워싱 공정으로 물과 세제가 쓰인다는 것을 알았다. 에코백이 지구 환경에 일조한다고 생각했지만 에코백은 수백번 들어야 생기는 가치였다. 집에 쌓여 있는 에코백을 자주 쓰지 않는다. 괜한 죄책감이 몰려왔다.

개인의 친환경 실천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었다. 기업은 개인에게 떠넘긴 죄책감으로 또 다른 상품을 사게 만들고 (주고 친환경 제품, 탄소발자국 줄인 제품) 면죄부를 주는 것이었고, 친환경 소비를 해야 의식있는 사람인 것처럼 만들었다. 2004년 영국의 석유 회사 BP가 만든 탄소발자국 개념 때문에 가속화되었다. 환경 운동 단체들은 재정난에 시민 운동 전략을 바꿔 개인 실천 중심으로 방향을 바꾼다. 개인에게 전가하는 책임의식을 '생활양식 환경주의'라고 한다.

기업은 자사의 상품과 정책을 어떻게 지속 가능성과 재인의 윤리라는 서사로 포장해서 홍보할지 고민한다. 환경을 걱정하는 소비자의 마음을 이용해 이윤을 추구하려는 속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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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가 몰랐던 부분을 알려준다. 기분만 좋은 노력과 실질적인 정치적 전략을 구분하게 도와준다. 지금까지 방법이 잘못 된 것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개인에게 호소하지 않는 것이다. 작은 실천을 시작하면 지구를 지키느니, 살리느니 하면서 죄책감을 조장하게 하는 방식은 그만두자. 사회구조 자체가 변할 수 있게 경제, 정치 등 거시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기업이 개인을 무서워하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관심있는 환경문제를 깊게 연구하거나,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밝혀 오해를 바로 잡는 것이다. 그린워싱으로 이미지 장사하려는 기업을 찾아보자. 파타고니아는 창업자의 엄청난 모토 때문에 지구가 주주인 대표적인 친환경 기업이다. 백말 분리수거 해봤자 크게 변하는 것은 없다. 장기적인 시스템 변화를 향한 지지, 공동체 활동,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불편한 진실에 다가가는 일, 아는 게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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