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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비 생활
가제노타미 지음, 정지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9월
평점 :

하고 싶은 일을 참기 보다 불필요한 물건을 짊어진 생활이나 소비 흐름을 제자리로 되돌린다고 생각하면, 자연스레 생활이 간소화되고 돈이 이전보다 필요 없어진다. 즉 '저소비 생활'이라는 생활 방식은 단순한 절약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로 되돌아가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p 9
현대인의 삶에서 돈은 수단이지만 목적으로 전락하는 때가 많다. 현명한 소비를 하고 싶다는 마음도 주변이 허락하지 않으면 쉽지 않다. 화려한 조명과 귀여운 아이템으로 유혹하는 뽑기방,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분위기 좋은 카페의 커피 한 잔, 예쁘고 멋진 옷이 진열된 옷 가게. 도심에 살고 일한다면 돈 쓰도록 설계된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다운 그레이드로 원하는 생활을 충족할 수 있다면 어떨까.
저자 '가제 노타미'는 도교에서 일하며 사회생활을 빌미로 과소비가 스트레스 보상심리로 충동구매를 이어오다 깨달음을 얻고 지금은 교외로 옮겨 사는 유튜버이자 작가다. 그동안 시행착오 끝에 얻은 노하우의 정수를 담은 《저소비 생활》을 출간했다. 계절에 따라 조금씩 변동이 있지만 해가 뜨고 지는 자연의 섭리대로 생활하는 자연인의 삶을 실천 중이다.
저소비 생활은 돈의 흐름을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이 짊어진 억지 노력의 짐을 점점 내려놓는 작업이며,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에 만족하는 상태로 돌아가기 위한 수단이다.
p28
나와 패턴이 비슷해서 놀랐다. 아침형 인간인 나는 아침이 밝아오면 눈이 저절로 떠지고 간단한 스트레칭과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해 아침을 꼭 섭취하고 해야 할 일을 시작한다. 대부분 글쓰기나 독서인데, 돈을 더 벌자고 욕심부려 잠을 줄이니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건강도 망치게 되었다. 돈이 돈을 부른다고 욕심이 끝없어지면 결국 탈이 난다.
조금 벌더라도 내가 원하는 것, 하고 싶은 대로 자유를 얻고 싶어 지금의 직업을 선택하게 되었는데 저자도 비슷했다. 사회가 원하는 '보통', '일반'의 기준에 끼워 맞추려고 하다가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을 여럿 봤다. 저자의 마인드처럼 고정관념을 의심하고 남들의 기준에 현혹되지 않는다면 저소비는 가능하다.
팬데믹 이후 물가 상승과 연이은 변동, 인플레이션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되었다. 현재는 미국의 전쟁으로 우리나라까지도 여파가 지속된다. 후기 자본주의 구조는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하게 부자는 더 부자가 되는 구조다. 한 쪽이 한쪽으로 집어삼켜 폭식하는 구조다. 이런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전과는 다른 해법이 필요해 보인다.
참는 방향은 금방 탈이 난다. 절제를 넘어 통제하면서 본인을 학대하고 심리적으로 위축되면서까지 혹사하는 게 아니다. 적은 물건과 돈으로 살아기는 일은 자기 모습으로 돌아가는 일이라 생각하면 쉽다.
만약 스타벅스에서 독서 취미가 있다면, 이 일을 왜 좋아했는지를 파악하고 다른 방법으로 만족감을 얻으면 된다는 거다. 예를 들어 음악과 분위기가 좋았다면 집에서 스타벅스 전용 채널을 틀어 두고 분위기를 느껴 본다거나, 집이 아닌 제3의 공간에서 집중이 되었다면 텀블러에 커피를 담아 야외 독서를 해보는 시간으로 바꿔 보는 건 어떨까.
저자는 무조건 아끼는 절약dl 아니라 편하게, 나답게 사는 소비 방법을 추구하며 돈과 생활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라이프 스타일의 방송 채널을 운영한다. 나긋나긋한 말투와 사물이 본질을 꿰뚫는 날카로운 내용의 믹스 매치는 큰 호응을 얻었고. 지금은 불편 없이 월세 포함 한 달 생활비 70만 원 이하의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끝없는 업무에 시달리지 않고 그날의 컨디션이나 날씨, 계절에 따라 행동하면 되기 때문에 목표를 크게 잡지 않고도 만족스러운 인생이라 말한다. 현재의 내 모습이 적당히 마음에 들고 자존감이 높다면 쓸데없는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거다. 무리해서 이상적인 목표를 향해 달라기 보다 '지금 이대로 괜찮아'라며 토닥이는 여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진심이 포인트다.
'이게 아니면 안 돼'라는 고정관념을 내려놓으면 생활과 마음이 점점 가벼워지고 나 자신을 찾고 돈이 점차 필요 없어진다.
저자의 실천법을 눈여겨 보고 자신에게 맞다 싶으면 따라 해보면 되고 아니다 싶으면 그만두면 된다. 정답이 아닌 해법 중 하나를 제시하는 방식이니 부담 없이 읽어보고 원하는 건 취하면 그만이다. 생활비를 아껴 보고 싶거나 무분별한 지출을 계획적으로 바꾸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