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과 페어링 슬기로운 방구석 와인 생활 2
임승수 지음 / 수오서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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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이라 하면 분위기를 내고 싶은 기념일이나 특별한 시간을 만들고 싶을 때 주고 사용되는 술이다. 매체(영화, 드라마)에서도 상류층, 고급에 어울리며 소주, 막걸리를 다루는 정서와는 다르게 해석된다. 하지만 그것은 매체 속 이미지일 뿐 먹고자 하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종류, 가격의 와인을 즐길 수 있다. 그만큼 마트, 편의점에서 가볍게 구매할 수 있는 술, 대중화된 술이 와인이란 소리다.


임승수 저자의 책 《와인과 페어링》은 저자의 첫 책 《와인에 몹시 진심입니다만,》 이후 '슬기로운 방구석 와인생활' 유니버스의 2탄이다. 와인은 치즈, 올리브, 스테이크와 어울린다고 했던가? 저자는 애호박전, 포케, 낙지볶음, 파스타, 소곱창, 스시, 케이크, 차례 음식, 커리, 만두 등. 한중일식의 교차 페어링으로 다채로운 식감과 맛을 찾아갔다.

여기서 '와인 페어링'이란 함께하기 좋은 짝, 그러니까 궁합이 잘 맞는 안주를 찾는 일을 말한다. 와인의 서양의 술이기 때문에 서양 음식과 조화를 이룬다고 생각해왔지만.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 된 시대에 내돈내산 내가 먹는다는 데 별건가 싶다. 음식 경계가 흐려진 요즘. 저자처럼 와인과 찰떡궁합의 음식을 직접 맛보고 즐기며 찾아가는 식도락 여행을 떠나보기 좋은 계절인 것이다.

사실 술을 잘 몰라서 그 술의 맛과 향, 풍미는 모르겠고. 어떤 맛일까 상상하면서 안주와의 접점을 이해하면서 읽어갔다. 필자처럼 술을 즐기지 않는 독자에게는 생소한 술 이름이 줄줄이 등장하지만. 술자리에서 안주발 세우기로 유명하다면, 맛집 찾아다니는 걸 즐긴다면, 집에서 요리하길 즐긴다면 시도해 볼 만한 레시피와 음식이 등장하니 참고해 보는 것도 좋겠다.


특히 단 와인은 단 음식과 상극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까눌레와 모스카토 와인의 조합을 극찬하는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피로와 권태로움으로 축 늘어진 미각에

강렬한 자극을 제공하기를 원한다면,

단 음식과 단 와인의 조합은

한 여름밤 면상에 직격하는

에어컨 바람만큼이나 즉효성을 보장한다.



비린 맛을 증폭시키는 와인과 생선회(스시)에 대한 연구도 흥미로웠다. 와인과 비린 맛에 얽힌 소재를 다룬 만화도 있는 것처럼, 논문까지 찾아가며 철분 함유량이라는 사실도 알아내는 저자였다. '이 분 정말 와인과 음식에 진심이구나'를 몸소 체험하기도 했다.

결국 철분 함유는 종류나 생산국과 상관없이 토양, 포도 껍질에 묻은 먼지, 포도 수확 수상 파쇄 과정에서 사용되는 기계 등 양조의 전 과정에서 다양한 영향을 받는다는 결론이다. 유기산염, 오크 숙성 여부 등으로 잘못된 정보를 품은 만화도 있어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

특히 연말연시를 맞아 각종 모임이 잦은 요즘, 어수선한 상황이나 복잡한 음식점이 부담스럽다면. 집에 누군가를 초대해 가까운 지인과 때로는 혼자, 혹은 가족과 한 해를 정리하고 내년을 준비하는 귀한 시간을 마련하기 좋겠다. 결국 맛은 그 사람의 취향이고 삶의 역사다. 이 술은 이 음식과 먹어야만 한다는 고정관념은 없으니. 자유롭게 본인의 식성에 따라 몰랐던 취향, 새로운 맛을 발견하는 좋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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