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초등 3학년, 요약 잘하는 아이가 앞서갑니다 - 10세부터 시작하는 SKY 필승 플랜
이현실.남상욱 지음 / 북폴리오 / 2024년 11월
평점 :

고백하건대 공부를 썩 잘하던 아이는 아니였다. 중학교 때까지는 그래도 공부 좀 한다는 학생이었는데 고등학교에 가서는 현실을 알아 버리고 충격받았다. 어디서는 엉덩이가 무거워야 공부를 잘한다던데, 나는 정말 엉덩이만 무거웠다. 수업 시간에 졸기도 엄청 졸았다. 간은 작아서 자습 시간이나 학원 수업은 못 빠지는 소심한 학생이었다. 게다가 요약정리를 잘 못하는 관계로 공부도 잘 못했지 아마.
어떻게 어떻게 대학은 갔는데 대학 공부가 재미있던 거다. 내가 원하는 대로 시간표를 짜고 듣고 싶은 수업을 들으니 재미있었다. 도서관에서 여러 책도 보도 DVD도 보고 학교-알바-연애-집 이 루틴으로 4년을 살았던 거 같다. 사지선다로 번호를 고르는 게 아니라 논술이 왜 이리 좋은지 모르겠더라. 물론 좋은 점수를 받은 건 아니지만 평균은 넘어 3학점 후반대로 졸업했으니 어느 정도 성공?
결국, 공부머리는 따로 있긴 하나. 자기가 좋아서 하는 걸 이기지는 못한다는 거다. 그리고 무엇보다 요약정리를 잘해서 핵심을 파악해야 시험을 잘 본다는 거다. 독서의 재미를 대학생 때부터 시작해 직장 생활에 알았다고 하면 놀랄건가? 실제로 어릴 때부터 책을 멀리한 건 아니지만 본격적으로 다독한 건 사회 초년생 때다. 출퇴근 시간, 남자친구 데이트하러 가는 시간에 읽어나갔다. 읽고 블로그에 끄적거리기도 했는데 줄거리 쓰는 걸 처음부터 잘한 게 아니다. 10년 정도 출판사 서평단을 하면서 정해진 기한 안에 읽고 요약하고 써야 하는 일을 반복적으로 하다 보니 습관이 되어버렸다. 그건 책, 영화 모두 해당된다.
자 무슨 이야기를 하나 들어나 볼까. 일단 저자분이 독해력 문해력에 뛰어난 전문가다. 두 분이 머리를 맞대고 작정하고 만들었으니 믿고 읽어보자. 쉬운 책부터 시작하는 게 좋은데 만화책, 그림책, 동화책도 좋다. 제목이 초등 3학년이지만 숏츠, 자극적인 영상, 게임에 길 들여져서 도파민이 매일 분출되는 현대인의 뇌. 편향된 사고 수동적인 지식은 짧은 글을 읽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이 책의 방식은 아이, 어른 모든 분들에게 좋은 방법이다.
책에는 '실제 상위 1%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의 공통점은 요약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요약은 정리, 나아가 핵심을 파악하는 일이기 때문. 예전에 알았다면 좋은 대학에 갔을까? 그건 알 수 없지만. 요약을 잘해야 한다는 건 맞다. 글 쓰는 일을 할 때도 누군가의 말을 요약정리 잘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니까. 요약력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연결하고 통합하는 능력을 향상하기 때문에 통합적 사고력, 비판적인 사고력, 창의성을 키울 수 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내용을 이해하고, 정리하며, 확장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스마트폰이 나와서 행복한가? 일의 양이 줄어들었나? 아니다. 알지 않아도 되는 잡지식, 정보는 넘쳐났고 그 속에서 핵심을 찾는 일이 중요해졌다. 미래는 더 많은 정보가 쏟아지고 주입될 것인데 그 안에서 경쟁력을 갖추며 살아남을 사람은 정해져 있다는 소리다.
저자가 초3학년을 콕 집어 말한 이유는 3학년이 되면 학교에서 본격적인 읽기 교육이 시작되고 주장하고 설득하기 위한 논리적인 생각이 필요한 나이라는 거다. AI가 요약도 해주고 글도 대신 써주는 시대에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생각을 해야 한다. 또한 '왜?'라는 질문도 계속되어야 한다.
SWOT 분석이나 포스트잇, 메모지를 활용, 형광펜 정리, 마인드맵, 다이어그램을 활용해도 좋다. 영화 리뷰 밑에 나만의 한 줄 평을 적는데 한 줄로 요약하는 능력을 기르기에 좋다. 또한 가끔 아는 분의 팟캐스트 게스트로 나가는데 내가 본 영화의 줄거리를 요약하는 설명이나 내 생각을 말할 줄 알아야 한다.
요약하자면, 이 책에서 말하는 요약 잘하는 아이는 타고나는 게 아니라 훈련으로 만들어진다는 소리다. 아이의 독서력과 문해력을 향상하고 싶다면 부모부터 스마트폰, 유튜브, TV를 보지 않고 책 읽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꾸준히, 매일 하는 사람을 이기기는 힘들다.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다면 성인이 된 후 성인이 돼서도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게 바로 요약의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