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탄생 - 이 시대 최고의 지성이 전하는 ‘안다는 것’의 세계
사이먼 윈체스터 지음, 신동숙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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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을 실감하면서도 너무 많이 알면 피곤하고 불안하다는 말도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 아니 더 까마득히 문자가 없어나 있어도 소수에 의해 정보가 공유되던 시절에 살았던 대중, 시민, 백성들은 어려움을 겪었다. 많이 알면 알수록 호기심이 많아지고 부당함을 느끼며, 더 나은 미래를 꾸리려고 노력한다. 그게 욕망, 사랑, 힘, 지성일 수 있지만 아무튼 앎이라는 것은 변화를 초래한다.

저자 '사이먼 원체스터'는 "모든 인생의 발자취는 끊임없는 지식의 축적으로 만들어진다"라며 스마트폰 하나로 뭐든 가능한 시대 지식의 유무, 지식의 정의, 진화에 대해 논한다. 책은 인도 중남부의 도시 벵갈루루의 작은 학교에서 시작되었다. 지식은 배우려는 행동에서 시작되며 작은 행동은 큰 변화를 일으킨다. 뇌는 사고하지 않으면 근육이 퇴화해 걷지 못하는 몸의 기능과 가까워질까.

전쟁이 일어나면 도서관을 파괴하는 비극은 모든 것은 '지식'에서 시작되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IS 지도부가 모술의 도서관을 위협으로 생각해 파괴한 일은 "책은 이집트에서 집필되고, 레바논에서 인쇄되고, 이라크에서 읽힌다"는 아랍 속답에서 기인한다.

가깝게는 우리나라만 봐도 그렇다. 한 나라의 전쟁이 벌어지면 왕을 피신 시켜야하는 것도 있었지만 사료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다. 지식의 전승이 거듭되어야 역사가 유지되고 나아가 국가가 설립되는 틀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파괴하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의 싸움은 수없이 반복되었으며, 인터넷이 발달하고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정보를 숨기고 지키는 일은 다른 방향으로 진화했다. 가짜 뉴스, 포르노, 딥페이크와의 싸움은 정보화 시대에 자신만의 견해, 해석이 필요한 이유가 되었다. 조작된 진실 앞에서 제대로 안다는 건 어떤 의미, 챗 GPT, 계산기, GPS, 스마트폰으로 외울 필요, 계산할 필요 없는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갈지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인류 문명의 지식이 21세기 지혜로 숙성되는 과정을 설명하며, 나아가 미래를 진단한다. 방대한 지식을 500여 페이지에 집약한 저자의 통찰력이 돋보이는 지적인 도서다. 휴가철 조용히 지식의 향연에 파묻히고 싶다면 단 한 권의 책으로 추천한다.

더불어 지성인의 논쟁에 흥미가 동한다면 영화 <프로이트의 라스트 세션>을 추천한다. 무신론자인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유신론자인 옥스퍼드 교수 C.S. 루이스를 만나 삶과 죽음, 신의 존재에 대해 치열하고 예리한 논쟁을 벌이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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