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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 찢어진 티셔츠 한 벌만 가진 그녀는 어떻게 CEO가 되었을까
매들린 펜들턴 지음, 김미란 옮김 / 와이즈베리 / 2024년 7월
평점 :
한국에서 태어난 이상 좋든 싫든 자본주의를 경험하게 된다. 이번 생에 자본주의 밖에 경험해 보지 못한 1회차 인생은 헬조선에서 태어나 천조국(미국)의 상황은 낯설었다. 저자 매들린은 어릴 때부터 정착하지 못하고 전전했다. 가난한 부모님을 둔 탓이기도 했다. 열심히 공부해 더 나은 삶을 꿈꿔 대학에 진학했지만 학자금 대출에 허덕이는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맞아 취업을 하지 못했고, 생활비가 모자라 쓴 카드 빚은 쌓여 빚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그 와중에 남자친구는 사업 실패로 삶의 끈을 놓아 버리는 비극이 발생한다. 뒤로 넘어졌는데 코가 깨져버린 매들린의 최악의 상황은 점점 심해졌지만 현재 수백만 달러 규모의 사업체를 키운 CEO가 되었다.
매들린은 '피할 수 없으면 비판하라'를 실천했다. 즐기는 것도 방법이지만 조목조목 따져들며 문제점을 찾아 나서는 거다. 그리고 공동체 정신을 되찾으며 적용해 보는 거다. 매들린이 찾은 15가지 방법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고 그 경험은 고스란히 SNS로 이어져 틱톡의 180만 팔로워와 나누고 있다. 과연 매들린에게 무슨 일이 생겼던 걸까. 이 책은 그 답이 적혀 있다.
매들린은 LA 기반 의류 회사 터널비전의 창립자 겸 CEO다. 주 4일일하고 대표와 직원이 동일 임금을 받고 자차를 회사 돈으로 구매할 수 있는 독특한 구조다. 대표직을 서로 하지 않겠다고 떠밀고 은퇴 후 모두가 행복하게 살만한 자금을 마련해 주려는 이상한 회사. 공동체 정신에 입각해 사업체를 꾸려온 방식으로 모든 직원이 자기 집을 갖게 하는 게 최종 목표다.
한국의 재벌 경영 방식, 하이브와 레이블 어도어의 진흙탕 분쟁 등이 화두로 오르는 상황을 지켜볼 때 신박한 생각이었다. 현 MZ 세대는 부모보다 가난하게 살아갈 최초의 세대다. 부모의 사정에 따라 자식도 그 지위가 이어진다. 부모의 사랑과 관심, 풍족한 돌봄으로 가장 많이 배웠지만 가장 가난하게 살 확률이 높은 2030 청년 세대를 따라 정치, 경제, 사회 문제도 속속들이 변하고 있다. 불평등으로 시작된 불만족은 세상의 불신으로 이어질 테다.
이 책은 미국의 상황을 다뤄 한국에서 읽기에는 조금 벅차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드라마틱한 삶을 경험했던 매들린의 경험은 충분히 드라마, 영화로 만들어지면 재미있을 거라고 내내 생각했다. 미국의 흙수저 이야기 <힐빌리의 노래> 실제 모델인 상원 의원 J. D 밴스는 실제 백인 하층민이 사는 러스크 벨트 힐빌리에서 유년 시절을 겪으며 예일대 진학 정치인이 된 미국의 개천용이다. 현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밴스 이원을 부통령 후보로 발표하면서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실화-저서-영화라는 구조가 매들린에게도 오지 않을까. 그날을 기다리며 매들린의 행보를 주목한다.
자본주의 생존 기술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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