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우리돌의 들녘 - 국외독립운동 이야기 : 러시아, 네덜란드 편 뭉우리돌 2
김동우 지음 / 수오서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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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2021년 출간된 《뭉우리돌의 바다》 시리즈의 두 번째 시리즈다. 2017년부터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독립운동사적지를 직접 찾아가 사진과 글로 담은 발자취가 기록된 역사책이다. 김동우 작가는 신문사 기자로 재직 중 행복을 찾아 여행자의 삶을 살던 중 인도 델리 레드 포트가 한국광복군 훈련지란 사실을 깨닫고 전율한다.


이후 독립운동가들의 삶에 사로잡혀 2016년부터 전 세계로 떠돌았다. 사진과 글로 기록 남긴 곳은 인도, 멕시코, 쿠바, 미국, 러시아, 네덜란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일본 등 10개국이다. 《뭉우리돌의 들녘》은 그 중 러시아와 네덜란드 한인독립운동 이야기를 담았다.

서대문형무소에서 투옥된 김구에게 일본 순사는 "지주가 전답의 뭉우리돌을 골라내는 것이 당연" 하다며 고문과 함께 자백을 강요했다. 그 말을 오히려 영광으로 여긴 김구는 "오냐, 나는 죽어 뭉우리돌 정신을 품고 죽겠고, 살아도 뭉우리돌의 책무를 다하리라"라고 답한다. 이 책의 제목은 세계 곳곳에서 뭉우리돌처럼 박혀 대한독립을 위해 생을 바친 그들을 기리며 지었다.

-책 날개에서-



'뭉우리돌'이란 둥글둥글하게 생긴 큰 돌을 뜻하는 순우리말로 《백범일지》에 쓰였다. 나라를 잃은 한인이 전 세계로 흩어져 독립운동을 했단 사실은 만주, 연해주, 러시아 정도만 알고 있었던 사실. 멕시코, 쿠바 등 너무 먼 곳까지 뻗어 나갔던 조상들의 얼이 신기하고 숭고했다. 사진작가 출신답게 감각적인 사진은 마치 그 시대에 있었던 것처럼 생생하고 아름답다. 사진 한 장이 주는 울림이 어떤 영화보다도 깊게 다가온다.


책에는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가 가득하다. 초반부 낯선 지명과 이야기를 지루하더라도 참아보면 즐거울 거다. 지도를 보면서 읽으면 훨씬 도움 된다고 당부한다. 서태지가 2004년 블라디보스토크 공연 뒤 자비로 한인이주기념비를 세웠다. 외증조부가 3.1혁명으로 옥소를 치르고 상해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 이성구이기 때문.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 '발해를 꿈꾸며'와의 연관성도 흥미롭다.

작가가 찾아간 대부분의 자취는 제대로 된 이정표도 없이 무방비로 방치되어 있어 아프고 씁쓸하다. 과거사 청산과 근현대사 정리가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또다시 전쟁이 일어난 상황도 이유 중 하나겠다. 먹고사는 게 먼저인 세상, 독립운동을 자취를 기록하고 관리하는 게 가능했을까.


이번 기회에 제대로 알아보고 싶은 내용이 많았다. 영화 소재로 쓰인 이야기도 무궁무진했다. 다만, 섟(나루), 미상불 같은 옛말이나 한자어를 순화해서 써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독자는 이제 잘 쓰지 않는 단어나 문어체를 이해하기 쉽지 않을 거다. 어렵고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읽다가도 포기해 책장을 덮어 버리는 일이 생길 거다. 손가락만 누르면 쉽게 재미있는 게 너무 많은 시대. 독자를 위해 조금 더 배려했으면 좋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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