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의 세계 - 『듄』에 영감을 준 모든 것들
톰 허들스턴 지음, 강경아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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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듄>을 보기 위해 재작년에 했던 작업들이 생각났다. 《듄》은 1965년 프랭크 허버트가 만들어 낸 세계관으로 여러 영화감독이 영상화에 공들였지만 씁쓸한 퇴장을 해야 했던 책이다.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감독이 꿈꾼 대형 프로젝트는 미완성으로 사라져 버렸다. 데이빗 린치가 만든 1984년 작의 혹평으로 섣불리 제작으로 이어지기 힘든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었다. 비주얼리스트인 데이빗 린치는 당시 구현하기 힘든 이미지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지만. 방대한 스토리와 철학적 깊이감을 2시간 내외의 러닝타임에 녹여 내기 힘들었다. 따라서 원작을 영상화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제작비와 최고의 인력, 충분한 시간이 뒷받침되어야만 가능한 일이었고 무기한 연기된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 린치와 허버트가 직접 만났던 귀한 사진자료도 수록되어있다.


드니 뵐뇌브 감독은 10대 때 읽었던 원작의 팬이기도 했으며 과학을 공부했다. 내심 '듄'을 영화화하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허버트의 세계관을 고스란히 담으면서도 재해석한 위대한 시작은 심오하고 웅장한 묵시록적 스페이스오페라를 만들어 냈다.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티모시 샬라메의 듄이다. 곧 <듄: 파트 2>가 개봉을 앞두고 있어 복습 겸 세계관 정리가 필요하다.


기술은 인류를 돕는 도구이기도

파괴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방대한 원작을 다 읽어 볼 시간이 부족할 것! 60여 장의 화보와 사진 자료, 200권이 넘는 참고문헌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듄'의 모든 것이 이 한 권에 들어 있다. 허버트의 인터뷰와 수염 없는 귀한 사진, 지인의 증언 등 《듄》의 세계관 형성에 영향력을 선사한 4키워드를 나눠 해석되어 있다.


알고 보니, 카일 맥라글렌의 폴만 봐왔었는데 나이든 폴을 연기한 알렉 뉴먼이나, 레토 2세를 연기한 제임스 맥어보이, 폴의 딸 가니마를 연기한 제시카 브룩스도 있다. 역시 남는 건 사진뿐이다.



아예 한 세계관을 만들어 냈다고 하지만 새로운 게 툭 튀어나온 건 아니다. 원래 있었던 것들에서 영감받아 구축했다는 데 있다. 이것도 저것을 연결하고 융합하고 편집한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신화, 종교서 등도 융합되어 있고 현대로 넘어와 미래까지 예언할 AI적 구현도 심어져 있다.


특히 인공지능이 발달해 있는 현시점에서 그는 인공지능 제작을 금지하는 법'인 '베틀레리란 지하트'를 만들었다는 데 있다. 부정적인 면을 보았기에 전체적으로 문명이 후퇴하거나 레트로 느낌의 비주얼이 구현되었다. 인공지능 보다 사람의 정신력을 조정하는 고도로 훈련받은 전략가 멘타트의 자문을 받고 베네 게세리트의 조정에 따른다.


따라서 상상할 수 없는 문명의 발전 보다 그리스 로마 문화의 전통이 돼 살아난 듯 보이는 르네상스적인 비주얼의 혼합이 매혹적이다. 영적이고 심층적인 정신력의 싸움은 중세 기독교와 불교 사상에서 차용했다. 허버트는 고대부터 근현대까지의 시간과 OPEC, 이슬람 저항, 환경운동, 초심리학, 트로이 전쟁, 아라비아의 로렌스, 우생학, 칼리굴라, 새뮤얼 버틀러, 사담 후세인, 프리메이슨리 등 지구상에 있어났던 사건과 인물을 살폈다.


영화를 좋아한다면 잘 몰랐던 《듄》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만나볼 수 있다. 당시 최고의 소설가였던 아서 클라크는 극찬했지만 J.R.R. 톨킨, 아이작 아시모프 등이 비판했던 사례도 수록되어 있다. 조지 루카스가 <스타워즈>를 만들자 《듄》과의 유사점을 들며 비판했던 일화도 흥미롭다.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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