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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듦을 받아들일 때 얻는 것들
나카무라 쓰네코.오쿠다 히로미 지음, 박은주 옮김 / 북폴리오 / 2023년 9월
평점 :
주연에서 조연으로, 새로운 역할을
받아들이면 '근사한 노인'이 된다.
흔히 100세 시대라고는하지만 돈, 일, 동기, 가족 등이 없는 노년은 불행하다. 저자 '나카무라 쓰네코'는 의사였지만 돈을 벌어오지 않는 남편 대신 가장으로 일하며 구십 언저리에 은퇴하게 된다. 은퇴 이유도 본인의 의지보다는 넘어져 대퇴골경부가 골절되면서다. 이후 재활과 요양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단다.
이 책은 54세 정신과 전문의 '오쿠다 히로미'가 인생 선배이자 평생 현역인 나카무라 쓰네코의 인생 방식을 알리고 있다. 어떻게 하면 나이 듦을 즐길 수 있을지 혜안이 들어 있다. 나카무라 선생은 구십이 넘어 언제라도 삶을 등 질 수 있기에 정신이 온전했을 때 재산 장례비 등을 처리했고 유서도 썼다. 아들 부부에게 폐 끼치기 싫어 요양 시설을 찾았다. 자식들에게 남겨야 할 것은 돈이 아닌 지혜라고 했다.
인간은 본래 고독한 존재입니다.
인간관계를 서서히 내려놓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것도 필요합니다.
어차피 혼자 왔던 인생 혼자 가는 고독사도 싫지 않다고 했다. 떠날 때도 훌훌 사라지는 거다. 태평양 전쟁을 겪었던 세대라 의연한 마음이 생기기도 할 거다. 거기에 일본인 특유의 폐 끼치기 싫어하는 성격이 독립적인 사람을 만들었던 거 같다.
죽을 때는 지위, 명예, 돈, 가족 어떤 것도 가져갈 수 없으니 현실에 충실하자는 생각에 동의한다. 리얼충. 미래에 급급해 종종거리며 불안해하는 것보다 지금을 잘 살면 미래를 완성하는 거라고 믿는 거다. 내일의 걱정과 어제의 후회는 그만하고 오늘 잘 살기에 집중하자. 지금 하고 싶은 일을 미루지 말자.
내담자의 사연은 각각이지만 불안한 노후의 걱정이 대부분이다. 그때 힘이 되는 말과 상황이 제시되어 있다. 나이 드는 것을 부정해 봤자 불행해질 뿐, 나이 듦을 받아들이는 것도 행복이다. 나이를 한 해 두해 먹으니 주변 사람들 관계가 정리된다. 나카무라 선생은 친구가 많으면 좋기도 하지만, 고민도 커진다고 했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이 크고 잘 풀리지도 않기 때문에 나와 맞는 친구와 사귀는 게 좋다고 한다. 무의미한 인사치레와 허울뿐인 관계는 정리하자는 것. 전적으로 동의한다.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지인과 몇 마디 나누면 쉽게 그 생각이 전염되더라. 책에서처럼 행복한 모습, 자랑거리만 올리는 SNS에 휘둘리지 말고 고독을 즐겨 보기로 했다. 인간관계에도 에너지 절약이 필요하다.
지하철 1호선은 유독 천상천하 유아독존 노인이 많다. 가만히 있다가 린치 당하는 것 같은 분들이 참 많은데 나는 늙어서 저러지 말아야지 싶다가도. 저렇게 뒤틀려버린 이유가 있지 않을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얼굴에는 그 사람의 인생이 지도처럼 그려지는 것 같다. 곧 마흔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구십, 오십 대의 가르침이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 같아 나의 사십 대가 기대된다.
✔️본 리뷰는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