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 - 자기증명과 인정욕구로부터 벗어나는 10가지 심리학 기술
마이클 투히그.클라리사 옹 지음, 이진 옮김 / 수오서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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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를 버린다는 것은 일을 망쳤어도 견딜 수 있는 것이며, 자신이 인간임을 허락하는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완벽주의가 요구하는 기준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고, 불가피한 삶의 복잡성을 즐기는 법을 배웠으며 또 여전히 배우고 있다.

 

P10-11

 

제목을 본 순간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이끌리게 되었다. 자기 증명과 인정욕구로부터 벗어나는 10가지 심리학 기술을 적어 놓았다.

 

 

-'있어야 하는 위치'에 도달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불안, 스트레스, 걱정의 늪에 빠진 사람

 

-완벽주의가 삶을 장악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 사람

 

-대체 왜 집착을 버릴 수 없는지 궁금한 사람

 

-나는 부족하고, 쓸모없는 존재이며,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고 마음속 깊이 믿는 사람

 

-완벽주의가 지긋지긋하지만 딱히 어떻게 벗어나야 할지 모르는 사람

 

보잘것없는 내 완벽주의 시작은 한 가정의 장녀로 태어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면서부터였다. 늘 실수하면 안 되었고 동생의 모범이 되어야 했다.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공부 잘하고 말 잘 듣는 착한 딸이 되려고 노력했다. 대학에 가고 알바도 해서 용돈도 드리고, 열심히 살았다. 짬 내서 직장도 다니고 연애도 하고 결혼도 했다. 그리고 자립해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 참 바삐 살아온 마흔. 올해 초 번아웃이 오고야 말았다.

 

완벽하고 싶은 욕망은 인간을 불안으로 이끌고 불안은 삶을 좀 먹는다. 올해 4월에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지난 3년간 쉼 없이 달려온 일을 한순간에 그만두었다. 한 번도 자의로 그만둔 일이 없기에(대부분 폐점, 폐업함) 늦깎이에 큰 다짐을 했다. 내가 먼저 계약 종료를 하게 되었다. 불안하지만 시원했고, 자유를 누리고 있지만 어딘지 불안한 건 마찬가지다. 인간은 불안과 자유 사이를 반복하며 평생을 살아가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프리랜서라는 말이 겉으로 보기엔 한없이 좋아 보이지만 불안과 함께 하는 삶이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는 말에 잠식되어 휴식을 놓치고야 만다. 이 굴레는 끝도 없이 이어지고, 나라는 사람은 사라지고 만다. 하지만 일을 내려두고 혼자만의 완벽함에서 벗어나 봤다. 하루 종일 하고 싶은 것, 보고 싶은 영화를 보며 느슨한 시간을 보내니 너무 좋다. 고질병이던 왼쪽 어깨와 목 통증은 사라지고, 잠도 잘 잔다.

 

책 속에서 완벽이란 실체가 있는 것이라기보다는 추상적인 개념이라 했다. 사람에 따라 다르고 가변적이라는 거다. 이루려고 죽도록 노력하지만 이루지 못할 수도 있는 거다. 그 신기루 같은 '완벽'에 사로잡혀 고통스러워했던 지난날이 아쉽지만 지금이라도 조금 천천히 속도를 낮춰가니 다행이다.

 

저자는 안데르센 동화 눈의 여왕의 마법 거울을 자주 떠올린단다. 세상의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왜곡해 보여주는 악마의 거울이 하늘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나면서 사람들의 눈과 심장에 박힌다. 그래서 아주 아름다움이 추하게 보인다고 했다. 그 작은 조각으로 세상의 아름다움이 삶은 시금치가 되어버리는 거다. 결국 거르다가 뜨거운 눈물이 카이의 눈과 심장에서 거울 조각을 녹여내듯이. 이 책이 힘든 시기의 사람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거다.

 

가치를 찾는 데 도움 되는 7가지 질문

 

1.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당신이 소중히 여기고 나아가고 싶은 방향이 있는가?

 

2. 뒷일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면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3. 복권에 당첨된다면 무얼 하겠는가?

 

4. 당신의 묘비명에 어떤 글이 적히길 원하는가?

 

5. 당신이 죽은 뒤에 가까운 이들이 당신을 어떻게 기억해 주길 원하는가?

 

6. 아주 작은 것이라도 당신에게 기쁨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

 

7. 그 일이 가져다줄 고통을 알면서도 반복해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가치'있는 삶. 내 인생을 어떤 식으로 운영할 것인지 나침반을 설정하고 있다면 자부심, 충족감, 활력이 넘친다. , 명예, 성공. 끝도 없는 욕심 혹은 무언가 때문이라며 무가치함에 노예가 되어간다. 지난 3년 동안 소중한 것들을 애써 외면한 채 살았던 거 같다. 이제라도 소중한 가치를 깨닫고 그에 맞는 방향으로 가려 하니 후련하다.

 

그 결정에 좋은 파트너를 만난 기분이다. 매일 해야 할 일 리스트를 만들고 틀에 끼워 맞추며 살다 보니 많은 것을 잃어갔다. 건강, 가족, 지인, 여유, , 행복 등. 고물가 시대,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돈이 좀 없으면 어떤가. 나를 사랑하고 그대로 인정해 주는 주변인이 있으니까 괜찮다. 이만큼 살아보니 곁에 누가 없는 것만큼 헛된 인생도 없더라.

 

이제 나와 주변을 돌아보고 느리게 살아도 괜찮음을 조금 깨닫고 있는 시기인 셈이다.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란 없다. 타인이 정한 룰에서 벗어나 자유의지를 갖는 거다. 결과보다는 과정. 반드시 찾아야 할 것. 원칙과 두려움이 아닌 가치에 기준을 둔 선택을 할 때 어떻게 달라질지 상상하는 거다. 결국 내 삶을 살아갈 사람은 나 자신임을 잊지 말도록.

 

✔️본 리뷰는 도서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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