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 위도우 : 죽음을 삼킨 여자 1
쟈오 재이 시란 지음, 심연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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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관련된 여러 이슈를 묻어 주고 오로지 상상력으로만 읽었던 《아이언 위도우: 죽음을 삼킨 여자 1》. 강력한 여성 서사를 전제로 중국 역사의 문화적 요소에서 영감받아 완전히 만들어진 이야기로 다른 세계를 배경으로 한 미래 시점을 다루고 있다.

때문에 어디서 들어봄 직한 이름과 상황이라고 해도 작가의 자유로움으로 가공된 이야기임을 염두에 두고 읽으면 한다. 실제 역사와 유사한 것과 완전 다른 것이 있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허구의 사실이다.

인류 종말을 위한 구미호에 대항해 화하의 남성 조종사는 거대 병기 크리살리스(고치, 거대 로봇)에 탑승, 여성 부조종사를 태우고 돌진한다.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첩의 기를 빨아들인 후 조종사가 크리살리스의 정신과 혼연일체를 이루는 거다.

놀라운 점은 다들 10대의 소년소녀 한 쌍만이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성들은 자신의 미래를 알면서도 입대하기로 마음먹는다. 가족들은 후한 보상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조종사들은 반드시 남성이며 연예인급 인기와 부를 누린다.

사랑하는 언니가 희생되자 83일 동안 복수의 칼을 갈고 신분을 위장한 채 잠입힌다. 꽃다운 언니를 바치고도 전쟁 사망 보험금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가족들. 측천은 분노한 채 남성 중심 사회를 깨부수기 위해 차별과 편견의 땅에서 고군분투한다.

소설은 그동안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영웅서사에 여성이 등장하며 색다른 재미를 안긴다. '아이언 위도우'라는 제목은 뜻 그대로 철의 미망인이다. 미망이라는 차별과 편견의 단어를 보기 좋게 전복하는 이야기다. 남편을 따라 죽었어야 했는데 홀로 살아남은 여자를 말한다.

매력적인 철의 대공과 아름다운 첩(소설 속에서 부조종사를 칭하는 단어) 과소평가된 모습 아래 숨은 힘이 이 소설을 이끄는 뿌리다. 여자라 불가능한 일이라는 선입견 뒤에 숨어 있는 기회를 엿보고 여성의 가능성을 톺아보는 기회다. 동양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신'을 통해 상대방을 지배하고 파멸에 이르게 한다는 통쾌한 스토리가

재미도 가득하다. 중국 역사상 최초의 여황제 '측천무후'를 모티브로 했기에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면 비교해서 생각해 보기도 좋다. 문장도 쉽고 전개도 빨라서 페이지터너로 손색없다. 또한 상상으로 가늠할 수 있는 크리살리스란 대형 병기에 타고 비행하는 설정과 로맨스 요소가 적절하게 배치되어 흥미롭다.

최근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사랑이라 말해요]를 보고 있는데 이와 비슷한 내용이 접해 집중할 수 있었다. 집안의 원수인 남자에게 접근해 복수하려던 여자가 오히려 생각했던 것과 다른 남자의 내면과 진심을 알고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아이언 위도우》에서도 측천이 첫사랑이자 부잣집 도련님 이치와 철의 악마라 불리는 이세민과의 삼각관계로 갈등하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내 눈에 들어온 것은 <라라랜드>, <헝거게임>, <트와일라잇>의 라이선스 회사인 픽쳐스타트에서 가져갔고 영화화 결정이 났다는 것. 영화 제작은 엎어졌다 일어섰다는 반복하기 때문에 최종까지 지켜봐야 하지만 영어덜트 제작사에서 <헝거게임>, <트와일라잇>처럼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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