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조지프 헨릭 지음, 유강은 옮김 / 21세기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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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교수의 특별 추천사가 수록되어 있는 《위어드》는 인류 역사와 뇌구조까지 바꾼 문화적 진화의 힘, 현대 서구 문명 번영을 이룬 키워드를 5가지로 정리했다.

그는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 보다 재미있고,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를 잇는 대작이라 소개한다. 하지만 아쉬움도 많았다고 말했다. 먼저 서구적인 관점(그것도 서양 대학생에 한정)에서 편향적 서술을 비꼬면서 아시아 중에서도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는 표시되어도 한국은 표본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위어드란 이름을 붙일 때, 서구의, 교육 수준이 높고, 산업화된, 부유하고, 민주적인 사회 출신 앞 글자를 따 '이상한'집단이라고 칭했지만 그도 실수를 저질렀다. 또한 공진화 분석에 초석이라 할 수 있는 '찰스 럼스던'과 '에드워드 윌슨'의 저서가 인용문으로 등장하지 않은 점도 예를 든다.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고 '뉴욕타임스'가 주목할 만한 책이라며 간택했다. 그럴 만한다. 하버드대 인간 진화생물학과 교수인 '조지프 헨릭'은 서구사회의 독특한 심리, 문화, 제도가 주류로 자리 잡게 된 원인을 분석했다. 인류학, 심리학, 경제학, 진화생물학적 측면에서 통찰력 있고 심도 있는 이론이 심지어 재미있게 펼쳐진다.


'공진화'란 남의 행동과 결정을 지켜보면서 자신도 변화하며 진화한다는 이론이다. DNA, 생태환경, 심리, 문화 등이 서로 꼬리에 꼬리를 물며 함께 진화해 오늘날에 이르렀다는 것. 오늘날의 인간 사회 속 문화는 인간의 뇌 회로를 바꾸고 생물학적으로 변화시켰다. 자신이 바꾸고자 하는 모델과 가까운 쪽으로 능동적으로 수정하고 조율해 문화적 진화를 이룬다는 거다.

맞다! 현대인은 더더욱 공진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날마다 남과 비교하고야 마는 SNS 때문이라도 함께 진화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인류의 진화가 유전이나 기후, 먹거리 등이 아닌 '심리적인 문제'부터 시작한다는 거다. 참 새로운 발상이다 못해 획기적이다.

한 예로 한 나라의 개신교인 비율은 20세기 초 국가 간 문해율 변이를 설명할 수 있다는 해석도 의미심장하다. 같은 시기 가톨릭 국가는 이에 반밖에 되지 않는다. 종교를 전파하기 위한 수단인 성경을 읽히기 위해 지방의 다양한 언어로 발전되었고 이는 문맹률이 감소했다는 논리다. 교육 때문에 인쇄 기술의 발전 경제성장, 대의 정부로도 뻗어나갔다고 주장한다.


인류 역사 발전은 '문화'를 중심으로 풀어 나가는 방법이 독특하다. 중국의 오랜 역사와 발전보다 뒤처진 서구가 왜 갑자기 세계 중심이 되었을까, 200년 밖에 되지 않은 미국이 왜 1위 국가가 되었을까. 생각만 했다면 원인을 찾아보는 이 책의 구성에 호기심이 들 거라 장담한다. 현대 서구 사회가 누리는 경제, 문화적 번영이 우연히 만들어진 이상한 사고방식 때문이라니. '심리'가 문화에 미치는 영향이 흥미롭게 기록되어 있다. 더불어 현대 사회의 기원까지도 톺아보는 계기가 될 것 같다.

✔️본 리뷰는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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