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 - 새로운 세상을 꿈꾼 25명의 20세기 한국사
강부원 지음 / 믹스커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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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기록된 자와 그렇지 못한 자를 알아보는 책이다. 20세기 한국사에 숨겨진 존재들,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다루었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음을 깨달았다. 나라에 큰 업적을 이루고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따라서 꼭 알아야 할 이름들을 알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었다. 최초의 의사, 변호사, 여성인권가 , 증언가, 혁명가. 발명가, 영화감독 등등 참 많다.

 

남자현은 '세 손가락의 여장군'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독립운동 배후에서 지원하고 힘을 보탠 '여성 독립운동가들'은 현재 그 이름이 전혀 남아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희생과 헌신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안타깝다. 특히 조선의 총구라고 말하던 남자현 열사는 유명한 유관순 열사보다도 높은 등급의 훈장을 받았다. 다행히 영화 <암살>의 안윤옥이 남자현을 모티브로 했다고 해 알려지기도 했다.

 

남자현은 3.1운동을 경험한 뒤 양반집 규수에서 독립운동 투사로 변화게 된다. 47세 나이에 만주로 건너가 독립운동에 본격적으로 참여한다. 손가락을 잘라 조선인 각 단체의 단합과 협력을 요청하는 혈서를 쓰기도 했다. 그 이후 나라를 위해 두 번 더 혈서를 쓴다.

 

조선 여성들의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위해 노력한 이소담 발명가도 인상적이다. 만들기 어렵고 노동 활동에도 적합하지 않은 조선의 복을 개량하고 가정에서 직접 재단할 수 있게 했다. 활동성을 강화하고 디자인을 단순화하면서도 전통 의복 스타일을 유지했다. 이소담은 여성이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해서는 의복을 갖춰 입는 시간과 비용이 줄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용적인 게 우선인 발명가의 마인드다.

 

영화에 등장한 주인공들도 많아서 반가웠다. 특히 최초 여성 감독으로 기록된 박남옥 감독은 1955년 <미망인>을 완성했다.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여성의 분노와 욕망을 정면에서 다루고 미망인의 생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여성 서사였다. 하지만 여성 감독으로서 겪은 고초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투자 받지 못해 출판사를 운영하는 언니의 돈을 빌려 '자매 영화사'로 크레딧에 올렸다. 당시 35mm 필름이 대세였지만 제작비가 부족해 16mm로 찍었으며 후시 녹음이나 편집 등을 할 땐. '여자가 재수 없게..'라는 모진 말을 들으면서 멸시 받아야 했다.

 

출산 후 아이 맡길 곳이 없이 직접 포대기에 싸 업고 메가폰을 들었으며, 직접 스태프 밥까지 해 먹이기도 했다. 당시 필름은 재사용되기도 해 복원되는데 어려움이 있었으며 후반 10분은 소리가 들리지 않아 결말도 알 수 없다. 이런 부분은 얼마 전 본 <오마주>란 영화에서 <여판사> 복원 프로젝트에서 만난 여성 감독과 스태프의 고민이 오버랩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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