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 이태석 - 톤즈에서 빛으로
이충렬 지음 / 김영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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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thing is Good"

 

이 말은 이태석 신부가 남긴 마지막 말이다.

 

영화 <울지마 톤즈>로 알려지고 기억된 이태석 신부의 정본 전기를 마침 크리스마스에 만났다. 올해는 이태석 신부 선종 10주기다. 그나 세상에 뿌리고 간 씨앗이 무럭무럭 자라 싹을 내고 열매 맺은 성과와 나눔의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다.

 

비록 종교는 없지만 영화 내내 수도꼭지는 멈추지 않았던 이름만 들어도 눈물이 줄줄 흐르는 다큐의 주인공이자, 매우 존경하는 이태석 신부에 대한 모든 것이 담긴 책이라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얼마 전 사진가 '사울 레이터'의 다큐멘터리 <사울 레이터: 인 노 그레이 허리>를 보는 내내 성공한 사진가가 한없이 낮춰 별 볼일 없는 80 넘은 늙은이를 왜 찍느냐, 내가 남긴 사진이 무슨 쓸모가 있느냐, 나는 세상에서 잊히고 싶은 사람이다, 행복을 찾는 일은 미친 짓이다.

 

행복은 인생의 기준이 될 수 없고, 그보다 더 한 게 많다고 말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렇다. 행복은 상대적인 것이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거라 느끼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갖고 있다고 해서 결코 행복하지 않다. 가진 것을 지키느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악다구니를 쓰는 모습을 떠올려보자. 반면 오히려 톤즈 사람들은 가진 것은 없지만 작은 것에 기뻐하고 감사할 줄 알기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이태석 신부는 누구?

 

신의 사제였던 이태석 신부는 살아생전 의사, 선생님, 건축가, 지휘자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필요하면 무엇이든 스스로 공부하고 만드는 사람이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톤즈의 건물 지붕에 태양열 집열기를 설치하고 톤즈의 밤을 밝혔으며, 톤즈에서 세운 병원이 자리를 잡자 톤즈의 미래는 아이들이라며 학교를 세우기도 했다.

 

이태석 신부는 열악하고 가난한 땅에서 오히려 자신이 행복의 가치를 깨달았다고 겸손히 말한다. 행복을 부와 건강이라고 생각하면 톤즈 사람들은 절망뿐일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결고 절망하지 않고 삶은 신이 준 선물이라 여기고 소중히 한다.

 

이 책을 권하는 이유

 

믿고 읽는 이충렬 작가가 썼다. 이충렬 작가가 쓴 전기를 몇 편 읽어본 적이 있는데 항상 만족스럽다. ! 김수환 추기경, 간송 전형필정도다. 그밖에 김홍도, 최순우, 김환기, 권정생 등에 대한 책이 있다. 전기를 통해 한국 문화예술계 대표 인물의 생애를 발굴하고 복원한 공로로 제3회 혜곡최순우상을 받았다.

 

생전에 그가 남긴 편지, 이메일, 메모, 축일 카드 하나까지 모두 찾아 내 참고했다. 100장의 사진, 영상 등 이태석 신부가 직접 남긴 발걸음을 추적했고, 서적, 논문, 일간지, 천주교 회보 까지 모두 긁어모았다. 그리고 의대 동창, 살레시오회 동료 신부들, 톤즈에서 함께한 봉사자 등을 직접 인터뷰했다. 톤즈로 떠나는 데 결정적 계기가 된 제임스 신부의 인터뷰를 국내 최초로 담았다.

 

이태석 신부를 이해할 수 있는 단 한 권의 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다. 사실을 드라마틱 하게 구성하고 이야기하는 작가적 견해와 수려한 필력으로 다큐멘터리와는 다른 질감의 경험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아픔을 굳이 드러내지 않고 안으로 함구했던 내면에 대해 알 수 있는 귀한 자료다.

 

이 땅에 평화와 사랑의 가치를 전파한 예수와 이태석 신부는 닮았다. 떠들썩하고 즐거운 크리스마스도 좋지만. 어쩌면 경건하게 영화, 책등으로 만나볼 수 있는 두 인물을 원한다면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겠다.

 

참고로 <울지마 톤즈>(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울지마 톤즈2: 슈크란 바바>(티빙, 왓챠)는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만날 수 있다.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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