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혹하는 사이 - 지금까지 진실이라고 믿고 있던 것이 부정된다
SBS <당신이 혹하는 사이> 제작팀 지음 / 책들의정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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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진실과 거짓은 얼마나 차이가 날까. 당신이 진실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게 사실이기는 할까. 누가 뭐하고 하든 내가 진짜라고 믿으면 진실이 되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진실과 사실, 거짓, 음모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 내고 있다.

 

《당신이 혹하는 사이》는 동명의 제작팀이 방송분을 요약해 만든 책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와 《서프라이즈》의 중간쯤에 해당하는 이야기라고 할까. 프로그램은 실제 본 적은 없지만 책의 이야기만으로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이런 유의 책이 사실 많다. 잘 된 교양, 과학, 인문학 프로그램을 엮어서 책으로 펼치는 일. 대부분 그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어서 복습하는 기분으로 읽거나, 프로그램의 분위기가 내내 펼쳐지기도 했다. 때로는 지루하기도 했고, 재미없기도 했으며, 그저 그런 인상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한 번도 시청한 적 없어서 인지, 확실하지 못한 이야기를 풀어낸 작가의 글재주 때문인지 술술 읽히고 묘하게 빨려 들어갔다. 마치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눈앞에 펼쳐지는 영상들과 의혹들이 계속 책장을 넘기에 만들었다.

 

코로나19를 빌 게이츠가 일부러 뿌렸다는 둥, 백신으로 돈을 벌기 위한 음모론, 백신 맞으면 몸에 666바코드가 생성된다는 설, 갑자기 인기 절정에 사라져 버린 연예인, 중국의 유명 아나운서가 인체의 신비전에 나왔다는 의혹, 김정남 암살사건 등. 영화나 드라마 콘텐츠로 상상력을 붙여 충분히 만들어지기 좋은 소스를 모아 둔 이야기보따리다. 한 챕터 뒤에 '못다한 이야기'편에서 방송에서 차마 다루지 못했거나 이후 추가로 밝혀졌거나 첨언하고 싶은 게 담기는데 요것도 꿀재미다.

 

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운 점은 물론 '카더라 통신', '음로몬', '의혹 덩어리' 등의 진짜와 가짜 사이에 부유하는 담론이지만. 모든 일에 물음표를 붙이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고, 감춰진 진실을 들추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드라마 '구경이'에서 구경이는 항상 "의심스러운데?"를 외치며 팀원까지 의심해 버린다. 결국 드라마로는 사회정의를 비뚤어지게 바로잡겠다고 나선 어느 살인마와의 대결을 그리며 인간에 대한 믿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흔히 '사람이 무섭지 귀신이 무섭냐?'라는 말이 있다. 사람이 사람을 믿지 못라는 공포가 또 있을까. 갑자기 잘 보이던 사람의 안부를 묻고, 관심 가져 주는 일 어렵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조금 다르지만 나에게 남에 대해 더 관심을 갖게 만드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참 재미있게 읽었고, 의심은 더 커지게 생겼지만 그래도 내가 경험하지 않은 이상 믿지 않겠다는 신념을 덧칠하는 계기가 되었다.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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