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Vol.2 - 문명의 기둥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2
다니엘 카사나브 그림, 김명주 옮김, 유발 하라리 원작, 다비드 반데르묄렝 각색 / 김영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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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가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은 다 이 책을 읽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읽은 척 사거 책장에 장식품으로 두거나 SNS에 업로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책 읽는 희박한 인구를 생각해 봤을 때 많이 팔렸지만 진짜 읽어 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나도 서평단이라는 것을 해서 어쩔 수 없이 봤지만 어려운 용어와 인류 문명사를 한 권에 휘리릭 읽는다는 게 벅찼다. 당연히 지금은 잘 기억도 나지 않고, 두꺼운 인문학서답게 무거워 읽기도 불편했다.


하지만 요놈은 달랐다. 그래픽 노블로 읽어 보면 조금 경량화된 볼륨과 이미지화된 내용 때문에 이해하는데 훨씬 수월하다. 그래픽 노블의 힘을 알게 된 게 《시녀 이야기》 였고, 《사피엔스》였다. 최근에는 《듄》도 나와 있으니, 독서에 어려움이 있다면 그래픽 노블부터 읽어볼 것을 권한다. 원작 소설이나, 영화나 드라마가 있다면 그 콘텐츠를 먼저 보고 그래픽 노블로 복습해도 좋다.


아무튼 벌써 두 번째 책으로 나온 (시간이 꽤 걸림) 《사피엔스: 그래픽 히스토리》 vol2 문명의 기둥에서는 모든 종을 말살하고 혼자 독식한 '사피엔스'가 '농업혁명'과 만나 본격적인 문명을 쌓은 역사를 알려준다.


밀가루가 인류를 몸종으로 길들였다고?


사피엔스는 아프리카에서 시작해 수렵채집을 하며 떠돌아 살았다. 그러나 돌연 밀을 만나 안전하고 풍요로운 삶을 기대하며 정착하게 된다. 하지만 이는 저녁이 있는 삶을 달콤하게 포장한 악마의 유혹이었으니. 밀을 길들이고 돌보는 시간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을 빼앗기고 자유를 잃었다. 마치 우리가 편리하고 똑똑한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며 스마트폰을 손에 들였지만 사실상 24시간 노예가 된 것을 생각해 보자.


그렇게 자식을 많이 낳았지만 모여 살다 보니 질병에 취약하게 되어 많이 잃게 된다. 그렇지만 더 많은 자손을 낳았고 농사를 해야 하기에 일손도 필요했다. 더 많은 경작을 위해 일손이 모자라자 도구를 발명하고 개선해 나갔다. 사유재산이 생겨났고 내 거 네 거 싸우다가 폭력이 난무하게 되었다. 때로는 농사를 망치는 기후변화나 기근으로 힘들기도 했다.


동물도 길들였고 계급이 생겨났다. 진화적인 성공일지는 모르나 개체의 고통이었다. 이익은 숫자가 아닌 행복에 있지만 더 많은 것을, 더 빠르게 하기 위해 인류는 고통과 스스로 타협했다. 아직도 농업혁명에 관한 의견을 엇갈린다. 밀이 인류의 족쇄가 되었는가, 아니면 인류가 농작물을 길들이면서 번영한 건지. 하지만 일은 벌어졌고, 사유재산이 늘면서 정치, 국가, 문명이 생겨나게 되었다.


기원을 알 수 없는 허구가 시간이 흐르며 사회 질서가 되어갔다. 인도는 카스트제도로 오스만제국은 종교로 현대 미국은 인종으로 사람을 나누었다. 특히 흑인은 2세기 전 법적 자유를 얻었지만 아직도 편하게 살고 있지 않다. 짐 크로스 법(흑인 인종차별)으로 더욱 강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물리적인 힘과 사회적인 힘 사이에 연관성은 없지만 권력은 폭력보다 사회적 기술(능력)이 뛰어난 사람 쪽으로 기울게 된다.


그렇다면 인종주의적 신화, 생물학적 차이의 신화는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여성과 남성의 차이는 생물학적이지만 우월성 등을 거들먹거리는 신화는 문화적으로 만들어진 신화다. 신화는 법을 낳고 법은 신화를 공고히 한다.


아직도 교사, 변호사, 의사 등 화이트칼라는 백인이 차지하고 있어 흑인, 여성의 비율은 낮다. 남성, 백인은 수천 년 동안 여성, 흑인을 스스로 열등한 유전자라 느껴버리도록 세뇌했고, 이 악순환은 다음 세대로 계속 이어졌다. 현재는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 평등한 수준으로 오르지 못했다. 이 문제는 1세기를 더 지나야 가능해지지 않을까 싶다.


유발 하라리는 유대인이지만 무신론자이며, 동성애자이다. 그런 역사학자의 관점에서 서술된 인류사라는 점은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통찰력을 제공한다. 다음 시리즈가 기대되는 이유다. 다만, 외국에서 만든 거라 서양인 기준으로 동양적인 부분은 제외되어 있으니 가감해서 읽기를 권한다. 성인들이 교양을 쌓기 위해 읽기 가장 좋고, 중고생이 학습을 위해 본다면 추천하고 싶다.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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