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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이은진의 범죄심리 해부노트
이수정.이은진 지음 / 김영사 / 2021년 6월
평점 :

최근 재미있게 보는 TV 프로그램과 드라마가 있다. 바로 tvN에서 하는 '알쓸범잡'과 카카오TV '이 구역의 미친X'다. 알쓸범잡은 일요일 밤 늦에 하는 프로그램임에도 본방사수하는 이유는 범죄에 대한 A부터 Z까지를 알려주는 유익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전설의 프로그램은 '그것이 알고 싶다'겠지만, 여러 사건을 각각의 분야에 맞게 해석해 주는 '알쓸범잡'이 짧은 시간에 다양한 정보를 얻기 좋아 즐겨본다.
정말 다양한 사례가 나오지만 저번 방송분에서는 바로 오전에 이 책에서 읽었던 사례가 나와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책에서는 가명으로 나오지만 방송에서는 실명으로 나와 실제 사례와 비교해 볼 수 있었다. 때문에 범죄 심리나 시사프로그램, 인간의 심리나 범죄. 스릴러 영화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 추천하는 바이다.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교수와 심리상담가 이은진이 엮고 써냈다.
이 구역의 미친X는 분노조절장애 진단을 받은 남성과 사람을 믿지 못하는 강박증 여성이 같은 아파트 옆집에 살면서 벌어지는 코믹 로맨스다. 이 드라마에 보면 겉모습만 보고 판단할 수 없는 사람 냄새나는 진솔함이 돋보인다. 데이트 폭력, 대인기피증, 조울증, 댓글 알바, 신상털기 등이 주요 소재다. 심리학의 관점에서 들여다볼만한 다양한 정신적 기재들이 등장한다.
책은 범죄를 열 가지'성격장애'라는 심리학적 개념의 틀로 정해 놓고 이야기를 가공했다. 딱딱한 기사였을 실제 사례를 다양한 관점(1인칭, 3인칭)과 다양한 형식(일기, 편지, 속마음, 보고서)으로 풀어낸 참신함이 돋보인다. 범죄자의 숨겨진 심리를 파헤치는 프로파일링이다.
성격장애란 일반인, 즉 병리적이지 않는 보통 사람들의 성격과는 구분되는 특성인 동시에 부적응적 정도도 차이가 있다는 의미이다. 알쓸범잡과는 다르게 책은 심리학의 관점에서 들여다보며 어떤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인지, 왜 그랬는지를 접근해 간다.
마치 그 사람의 심리 속을 꽤 뚫고 있는 기분이며 사람이란 어떤 존재인가 많은 생각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열 가지 프로파일링을 훑어보던 중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부모(혹은 양육자)의 사랑과 관심이 조금만 있었거나 제대로 되었어도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으리라는 안타까움이다.
이 사람들은 유년 시절 사랑받는 나와 사랑을 주는 엄마와의 애착관계가 틀어지면서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 내가 어떤 모습이건, 특별한 행동을 하건 무조건적으로 나를 사랑해 줄 한 사람, 진정한 울타리와 포근함, 보살핌을 주는 안전한 곳이 결여되어 있던 경우가 많았다. 이는 자신을 사랑하는 자존감을 형성해 대인관계의 기반이 되고 사회성과도 연관된다.
완벽한 성격을 가진 사람은 없기에 조금의 우울, 강박, 의존, 편집, 경계 등의 성격을 자신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조절할 필요성이 있다.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고민인 분, 지킬과 하이드를 적당히 조율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당신이란 점을 잊지 말길 바란다. 한 개인의 완성된 인격을 갖는 것은 도를 닦는 수도승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평생을 누구나 노력하여야만 하며 과거의 나를 후회하지 않을 채찍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작은 위로가 되어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