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 펭귄클래식 1
토머스 모어 지음, 류경희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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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쓰는 이상 세계 '유토피아'. 하지만 유토피아란 '어디에도 없는 곳'을 의미하며 이야기의 화자 히슬로디(논센조, 넌센스, Nonsenso)는 무의미 제조자를 뜻한다. 1516년 영국의 인문학자 '토마스 모어'는 그가 만든 말로 'u'에는 없다 와 좋다는 중의적 뜻이 들어있고 'topia'는 장소를 말한다. 따라서 no-place 이자 good-place가 되는 것이다. 외부와 단절된 어딘가의 섬을 뜻한다.

해석하는 자에 따라 어디에도 없는 허황된 꿈일 수도 있고, 군주가 찾아 헤맨 이상 낙원, 그런 사회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가톨릭과 공산주의(공유, 평등)에서 이 책을 열렬히 추앙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또 다른 관점에서는 영국의 제국주의를 뜻하고, 파시스트 관점에서 바라본 사회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모든 사람은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집에 살며, 공동으로 식사한다. 귀족이라고 해서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쾌락을 적극 옹호한다. 여기서 쾌락이란 자연적으로 누릴 수 있는 즐거움, 육체적, 정신적 운동. 즉 이성적 즐거움을 다 같이 나누어 갖고 누리는 것이 목표다.

책은 당시 유럽 사회와 영국 사회의 부정부패를 피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선부정 후긍정의 특성과 대화 형식이다. 현실 피판과 새로운 규범 제시다. 페터가 소개한 항해자 라파엘과 모어의 대화, 히슬로디가 직접 보고 와 설명하는 유토피아 섬에 관한 이야기다. 인간의 양면성을 지적하며, 환상의 세계와 현실을 저울질한다.

따라서 인간은 자신을 다스리고 현실에서 이상향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 그곳을 만들어가려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는 말이 된다. 공동재산과 공유사회인 만큼 욕심이 없어진다. 현재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는 부동산 문제, 비트코인, 주식 등을 떠올려보면 이런 사회에서 살면 과연 행복할까 잠시나마 상상해볼 만하다.

그렇다고 소설 속 세상처럼 사회주의를 채택했던 나라들이 망한 것을 보면 이마저도 완벽한 체제는 아니다. 어쩔 수 없이 자유경제,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국가에서 숨 쉬고 살아가지만 이 또한 해피랜드라고 할 수 없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요지경 세상이다.

16세기 책이 지난 수 세기 동안 다양한 체제 속으로 들어가 적용되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완벽한 이상향을 이룬 것은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예상한다. 읽고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견해는 철저히 독자의 몫으로 남겨 두었다.

고전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만들어진 수많은 SF 소설과 영화의 밑그림이 《유토피아》임을 느꼈다. 가장 강하게 생각하는 영화는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더 기버>였는데, 현재 열심히 시즌 2를 끝낸 미드 [웨스트 월드]까지 겹치며 오버랩되더라. 어제 본 동화 원작의 일본 애니메이션 <굴뚝 마을의 푸펠>도 생각났다. 누누이 또또 강조하지만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창작예술의 베이스가 되어준다.

사실 고어가 많고 황당한 내용도 많아 어려우면서고 피식거리면서 읽게 되는 고전 SF 소설이다.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면 한 번쯤 읽어보길 권하는 명서다. 책이 두껍지 않으니 시간 내서 꼭 필독하길 권한다. 누군가는 이 책을 잃고 RPG 게임의 세계관을 보고 있는 듯하다고 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 공간, 게임 세계가 바로 유토피아가 아닐까. 사람에 따라 원하는 세계가 다르기 때문에 읽으면 읽을수록,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묘한 소설이다.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는 각자의 마음속에 있는 거다.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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