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라 그래 (양장)
양희은 지음 / 김영사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에 빵 터졌다. 양희은 선생님의 음성이 지원되는 듯했기 때문이다. 이 책 혹시 4D 책인가 싶을 정도로 달관한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올해 나이 70, 노래 인생 51년 차, 매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청취자와 만나는 라디오 DJ다. 책은 엄마, 남편, 미미(반려견),그리고 양희은이 살아가는 네 식구 이야기와 22년 동안 쓴 <월간 여성시대>의 글을 추렸다. 한국 포크계의 역사도 담겨있어 타임머신을 탄 기분이다. 그렇게 반세기를 노래하고 공연하며 지냈는데 근 1년을 못하다 보니 까마득하다는 프로공연러의 소소한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

 

 

 

글에는 90이 넘은 엄마를 모시고 있는 딸 양희은의 일상이 잦다. 본인도 이제 칠순이 넘었는데 일과 가사, 부모까지 돌봐야 하는 일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본인 무릎도 이제 성치 않단 말에서 나이를 실감한다. 항상 유쾌하고 통쾌하게 푸르른 상록수처럼 계실 것 같은 선생님도 나이가 드셨구나.. (스스로 무릎 나간 뚱녀(?)라니..)

 
 

71년 '아침 이슬'로 데뷔해 정상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다. 오십대가 되어서야 조금은 넉넉하고 유연해지는 마음이 찾아왔다. "그래, 그럴 수 있어", "그러라 그래" 이 얼마나 여유 있는 말투인가. 나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화내거나 신경 쓰지 않고 내 마음이 흘러가는 대로 놔두는 일. 나도 오십이 넘으면 그렇게 될까? 지금처럼 악다구니를 쓰는 나에게 이런 날이 올까 싶다.

 

선생님은 젊은 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빚도 지면서 목소리를 담보로 노래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었다. 그때 신부님이 빌려준 돈 때문에 큰 위기를 넘겼다는 글이 유독 마음에 와닿았다. 특별한 이자놀이, 선생님의 미소가 이자라는 셈법은 따뜻한 온기가 한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실감케했다.

 

그 이후로도 시련은 말도 못 하게 많았다. 30대에 난소 암 수술 후 석 달 시한부를 받고도 지금까지 잘 살았다. 그러고 보면 선생님 말대로 죽고 싶다고 죽고 살고 싶다고 다 사는 게 아닌 거 같다. 다 때가 있는 건가. '아침 이슬'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금지곡이었지만 이제는 대표곡이 되었다. 삶은 계획된 게 아니고 언제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양희은 선생님은 나이 먹는 게 좋다면서도 청춘의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무엇하며 청춘을 보냈다 싶으시단다. 찬란한 봄꽃그늘에 주눅 들고 만다. 젊음은 자기가 예쁘다는 사실을 몰라야 젊음이다. 지나고 나니 그때가 좋았더라 싶은 게 바로 젊음이다.

 

 

나이는 숨만 쉬면 먹지만 어른은 스스로 성장하고 갈고닦음을 게을리하지 말야야 한다. 내가 괜찮은 어른이 될 수 있을까 늘 고민하며 분투한다. 노년의 친구나 주변인들과의 관계도 참 부럽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이 많아야 덜 늙는다.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썼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