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페션 - 두 개의 고백 하나의 진실
제시 버튼 지음, 이나경 옮김 / 비채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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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2017년에 사는 서른넷 딸 로즈와 1980년대 사는 스물여덟이던 엄마 엘리스의 이야기가 교차한다. 1980년의 엘리스 모소는 프랑스인으로 서른여섯의 작가 코니와 사랑에 빠진다. 코니는 《밀랍 심장》을 쓴 콘스턴스 홀튼이란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엘리스는 콘스턴스가 쓴 책의 첫 장을 열자마자 강렬히 매혹되며 더 깊이 사랑에 빠지게 된다.

 

 

 

엘리스는 모델일, 레스토랑 종업원 등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하고 있었다. 그렇게 만난 코니는 한참 어린 엘리스의 경제적 지원군이자 삶의 롤 모델, 사랑을 나누는 연인으로 자리 잡는다. 그러나, 관계가 무르익을수록 엘리스는 무능함을 느낀다. 코니의 소설이 영화화되며 촬영으로 분주하던 때 본인의 자리는 없었고, 투명 인간이라해도 무방한 자신의 처지에 무력감을 느낀다.

 

 

 

한편, 2017년에 사는 로즈는 태어날 때부터 엄마가 없었다. 아빠는 줄 곳 엄마의 이야기를 피했고, 좀처럼 엄마의 정보는 알 수 없었다. 새엄마 클레어가 있었지만 늘 엄마를 그리워했지만 매정하게도 한 번도 로즈를 찾아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는 딸이 남자친구 조와 아기를 갖길 바란다며 두 권의 책을 건넨다. 대체 뜬금없는 소설은 뭔지 갸우뚱할 《밀랍 심장》과 《초록 토끼》. 영문도 모른 채 의미를 찾던 중 아버지는 네 엄마의 연인이 쓴 책이라고 말해준다.

 

 

 

아버지의 말에 따르면 엄마는 갑자기 사라졌다고 했다. 그러고는 두 권의 소설을 꺼내며 작가 콘스턴스 홀든을 알아보라고 했다. 너라면 찾을 수 있을 거란 의미심장한 말을 꺼낸다. 이 책을 가지고 얼굴도 모르는 엄마를 어떻게 찾으라는 말인가. 아버지의 말에 따르면 그녀가 엄마의 연인이었으며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이라고 했다. 그녀를 통해 엄마의 실종의 단서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엄마가 사랑한 사람이 쓴 책을 읽으면서 어떤 사람일까 상상했다. 구글링해도 별다른 소득이 없어 생각 끝에 거짓말 하게 된다. 마침 콘스턴스 에이전시에서 대신 타자칠 수 있는 가정부를 구한다는 것을 보고 무작정 전화를 건 로즈. 로즈는 35세 로라 브라운이라고 신분을 숨긴 채 그녀의 어시스턴트가 된다. 마치 콘스턴스는 삼십 년 만에 소설 《변심》의 발표를 앞두고 있었다.

 

 

 

그 후로 커져 버린 거짓말로 로즈에서 로라의 삶을 살게 되었다. 마치 소설 속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처럼 말이다. 콘스턴스의 곁에서 있다 보면 혹시라도 엄마의 단서를 발견하지 않을까? 혹시라도 정체가 들통날까 조마조마하지만 벌써 엄마일지 모를 전 연인에 대한 이야깃거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불꽃 같은 사람을 만났었다는 콘스턴스. 그 사람은 과연 엄마일까? 엄마는 대체 어떤 사람이었을까?

 

 

 

책은 두 시데를 두고 세 여성의 욕망과 성공, 내면과 성장을 지켜본다. 로즈의 엄마 엘리스와 딸 로즈가 30년 가까운 시차를 두고 콘스턴스(코니)와 엮이며 인생의 변화를 맞이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현세대인 로즈는 오랜 남자친구와 아빠의 보호 아래 무언가 갈망 어린 삶을 답답해하고 있었다. 늘 누가 시키는 것을 하고 남이 원하는 것에 맞추는 수동적인 삶을 살다가 콘스턴스(코니)를 만나며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과 모성, 산후 우울증 등 여성이라면 겪거나 이해할 사건이 유려한 문학적 서사와 문제로 펼쳐진다. 왜 작가 스스로 이 소설을 "이 책은 여성들에게 바치는 나의 러브레터입니다"라고 했을까 이해되는 대목이었다. 결혼과 임신, 출산, 육아를 오로지 여성의 몫으로만 받아들여야 하는 강요된 모성에서 한 개인의 선택은 존중받아야 하나 비난받아야 하나 각자의 시선에서 이해하길 바라는 소설이다.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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