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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유튜버 라이너의 철학 시사회 - 아이언맨과 아리스토텔레스를 함께 만나는 필름 속 인문학
라이너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1년 3월
평점 :

이 책에서 고른 영화 열한 편의 목록을 보고 조금 놀랐다. 먼저 선정한 영화와 연결한 철학자의 찰떡궁합, 그리고 내가 못 본 영화가 딱 하나라는 소름, 그리고 유명한 영화들이라는 것이다. 영화를 주제로 한 책들이 흔히 자기가 좋아하는 영화를 리스트에 꼽는데 취향도 천차만별이라 마이너한 영화를 고를 때가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철학의 무거운 주제를 상쇄하듯 상업 영화 중에서도 흥행과 평가에 높은 작품만 고른 영민함이 돋보인다.
그래서일까. 어떤 영화는 기억을 되살려 떠올리며 읽었고, 어떤 영화는 이 기회에 재관람했다. N차 관람은 공부가 복습이 중요하듯 중요한 작업이다. 때문에 이번에 볼 때는 철학적 주제에 맞게 곱씹어 봤다. 영화가 왜 좋냐고 물으면 차마 무어라 꼬집어 말하기 어렵지만. 굳이 꼽자면 전방위 예술, 종합예술이란 이유가 아닐까. 영화만큼 낱낱이 해체하고 다른 장르와 결합하기 좋은 매체도 없다.
책은 영화라는 예술 장르로 철학과 사유, 통찰을 시간을 제공하는 책이 오랜만에 깊게 들여다보기, 다르게 관찰하기를 유도했다. 다시 보기와 다시 읽기만큼 삶에 도움이 되는 건 없을 것 같다. 영화란 무릇 시간, 장소, 나이, 동반인 등에 따라 달라지는 마법이다.
개봉 때 극장 관람했던 <설국열차>를 며칠 전 집에서 넷플릭스를 통해 다시 봤다. 물론 저자가 마르크스 계급론과 연결해 혁명과 분배, 계급을 소재로 쓴 글을 읽었고, 개봉 때와는 조금 성장한 나의 정보력이 한몫했다. 놀랍게도 <설국열차>는 내가 본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다른 영화였다. 커티스가 하려는 혁명이 달리 보였고, 남궁 민수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는 관점도 바뀌어 있었다. 아마 이 느낌은 봉준호 감독의 수상 여부 때문이 아닐까 싶긴 하다만. 아무튼 영화는 다시 감상하는 것과 누가 해설해 주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영화는 독서만큼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매체다. 영화를 통해 살아볼 수 없는 삶은 대신 살아본 것 같은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 두꺼운 역사 책은 대략 2시간 동안 요약해서 공부할 수 있다. 이후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전문서를 읽어보는 방법으로 지경을 넓혀가는 방법을 추천한다. 단기간에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
철학은 인간이 만들어 낸 학문 중 기초에 해당하는 학문이지만 정보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등한시되었다. 오랫동안 철학을 전공한다고 하면 따라오는 질문이 있었다. '철학과 나와서 뭐 먹고 살래?'였다. 졸업해서 취직 잘 되는 학과에만 몰리다 보니 기초 학문이 무너지고 많은 대학에 철학과가 사라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비슷한 생각을 했으면서도 철학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아 부족한 게 많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철학이란 학문을 한 번쯤은 봤을 유명 영화와 결합해 쉽고 재미있게 풀어 냈다. 저자의 소설 필력도 한몫하는 것 같다.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인문학과 철학 그리고 영화의 재미를 적절히 잘 버무려 흥미로웠다.
덧, 제시된 영화를 관람하길 추천한다! 20-21세기 꼭 봐야 할 영화들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솔직하게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