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무기가 되는 자본론
시라이 사토시 지음, 오시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세기 칼 마르크스가 쓴 《자본론》. 유명하지만 끝까지 읽어본 사람은 드물 것이다. 방대한 분량도 그렇거니와 어렵기도 하고, 200년이나 지난 이론, 영국을 배경으로 한 사상이 지금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마르크스가 지금까지도 중요한 인물로 평가받는 이유는 여전히 만든 개념은 확장되고 적용될뿐더러, 본질을 꿰뚫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 더욱 읽어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마르크스가 생전 남긴 《자본론》중 1권에 기초적인 개념이 총망라되어 있다. 친구 엥겔스가 재촉에 1권을 완성했지만 이 책으로 돈을 벌지도 못했고, 사후 방대한 원고를 정리해 2,3권이 미완성 출간된 것이다. 1권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상품'을 이해한다면 반은 끝난 것이다. 자본주의란 상품에 의한 상품, 노동력 상품이 어떤 다른 상품을 생상하는 것이다. 이 물건이 만들어지고 사용되다가 기능이 다할 때까지의 모든 과정.

 

 

 

즉, 상품의 생산, 유통, 소비의 형태로 이루어지는 사회가 자본주의사회라 할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부의 형태가 반드시 '상품'으로 존재한다. 특히 노동과 토지가 상품화되었을 때 그 사회가 자본사회가 된다고 말했다. 때문에 반드시 상품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상품화되어야 하는 사회 어쩐지 섬뜩하다.

 

 

 

그렇다면 마르크스의 통찰을 현대사회에 어떻 적용해 볼 수 있을까? 먼저 두 번의 세계 대전 이후 찾아온 20세기 자본주의 특징을 살펴본다. 미국 포드 사의 생산과 노동 체제 포디즘이 대표적이다. 노동자를 착취의 대상으로만 간주하지 않고 소비자로 취급해 노동과 자본이 윈윈하는 것이다. 이전에 노동자 계급의 강제적 참여가 아닌, 자본이 노동자를 끌어들인 체제다.

 

 

 

또한 자본론의 관점에서 신자유주의를 들여본다. 신자유주의란 작은 정부, 민영화, 규제 완화, 경쟁 원리를 중심으로 하는 정치 경제 정책이다. 선택과 집중, 아웃소싱(외주) 등으로 이윤을 추구한다. 앞선 포디즘은 1973년 터진 석유파동으로 현저히 둔화되며 스태그 플레이션(경기 침체, 경제 불황 속 물가 상승 동반)을 양상 했다. 20세기 말 상대적 잉여가치 생산이 정체되자 세계화로 눈을 돌렸다. 신자유주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종종 포디즘을 부정한다는 의미로 포스트포디즘이라고도 불린다. 노동자를 끝까지 활용하는 방법을 택한다. 노동력이 저렴한 개발도상국으로 공장을 이전하고 낮은 임금으로 많은 상품을 생산해 낸다. 신자유주의 도입은 인간의 사고, 감성, 감각을 바꾸었으며 문명의 일부가 되었다.

 

 

 

잘하는 사람이 성공하고, 성공한 사람이 부와 명예를 누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 상황이 장기화 가속화 고착화되면 다 같이 잘 사는 게 아니라 몇 사람만이 특별해지는 오를 수 없는 나무가 된다. 이는 넘볼 수 없는 계급을 만들어 내고, 사회 자체는 무기력해지면서 공동체가 파괴되어 버린다. 자본은 무조건적인 양적 성장을 추구하기 때문에 타인 사정은 신경 쓰지 않는다.

 

일하면서 느끼는 고용주의 횡포, 하청업체라면 본청의 눈치를 받고 본청은 산업 전체인 국가의 압력, 국가는 전 세계를 상대로 강한 나라에 휘둘린다. 대체 무엇이 잘못된 건 걸까. 열심히 일해도 월급은 통장을 스쳐 지나가기만 한다. 저자는 우연히 러시아워에 지하철에서 구겨진 채 《자본론》을 읽고 있는 한 직장인을 보고 자신의 알바 시절을 떠올렸다.

 

 

 

책은 시중에 넘쳐나는 마르크스 관련 책 중에서도 《자본론》을 읽어 봐야겠다고 유도하는 입문서를 자처한다. 특히 일본 번역서는 특유의 일본체 어투를 사용해 거부감이 든다. 하지만 이 책은 번역은 술술 읽히는데 부담이 없다. 게다가 과하게 일본 역사와 상황만을 예시로 들지 않고, 영국, 미국, 러시아 등 다양한 나라의 사례를 끌어들어와 역사 공부까지 함께하는 시너지를 불어낸다.

 

 

 

마르크스와 엥겔스와의 젊은 날이 궁금하다면 청년기를 다룬 <청년 마르크스>를 봐도 좋다.

 

 

 

 

 

*제공 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히썼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