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의 즐거움 - 나를 성장시키는 혼자 웅크리는 시간의 힘
신기율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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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은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때로는 불향을 건너는 다리가 되기도 하고, 삶의 역할을 바꿔주는 신비한 터널이나 나를 충전하고 위로해 주는 안식처가 되기도 한다. 이때 느끼는 '혼자'라는 감정은 내가 점점 고립되어가는 외로움이 아니라, 삶의 좀 더 깊은 본질을 경험하게 하는 더 '좋은 고독'에 다가가게 한다. 좋은 고독은 내 삶의 면역을 키우는 가장 훌륭한 치료제이기도 하다. " P13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는가. 가족, 연인, 친구, 동료와 24시간 붙어 있을 수 없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도 혼자일 때 진정한 휴식을 취한다. SNS까지 밤낮으로 켜져 있으면 각종 알림과 몰라도 될 사생활까지 아는 과함에 진저리 칠 때가 있다. 요즘은 더더욱 모임이 줄어들어 아무리 좋은 사람과도 몇 시간만 함께 있으면 지친다. 오히려 혼자 있을 때 생각을 정리하고 글도 쓸 수 있어 즐겁다.

 

 

 

책은 자립적 고립, 고독, 은둔에 관한 이야기다. 더 넓고 깊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조금 웅크리는 시간, 혼자서 복기하고 휴식하는 시간을 가질 때 성장할 수 있는 기쁨을 말하고 있다. 신기율 저자는 마음치유 상담가로 일하고 있다. 상대방의 아픔을 들어주는 일이기 때문에 일 외에 듣고 본 것을 쏟아버리고 자신의 삶으로 돌아와야 할 때가 많을 것이다. 매일 힘들고 아픈 사람들의 사연을 듣고 동화된다면 자기 삶까지 망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직업이지 않을까.

 

 

 

하지만 저자는 어릴 때부터 사색의 즐거움을 터득했고, 힘을 때면 세상과 조금은 단전될 시간을 가지며 셀프 디톡스를 생활화했다. 예전 남자친구가 생각났다. 갑자기 연락이 며칠씩 두절될 때. 몇 번 반복이 되니 "동굴에 들어갔구나"싶었다. 한상 콘택트 해야 하는 나로서는 디스터넥티드하는 남자친구가 이해되지 않았고 결국 헤어지게 되었다. 흔히 남성들이 고민거리가 있으면 잠적하는 방법을 쓰는데 그때 들어가는 동굴을 나도 탐험해 보기로 했다. 그 호기심과 용기가 이 책을 흥미롭게 만들었다.

 

저자의 경험과 내담자의 사례를 섞어 마치 옴니버스 드라마를 보듯 펼쳐진다. 고독을 두려워하거나 즐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은둔 방법이 제시되어 있다. 저자는 힘든 일이 생길 때 만화방, 서점, 산책, 자동차 등으로 자발적 은둔의 시간을 보냈다.

 

'자발적 은둔'은 마음대로 시간과 장소를 정할 수 있고, 잠시 잠깐의 은둔에서부터 평생의 은둔까지 고독의 그릇, 고독 할부도 가능하게 해주었다. 고독 할부? 카드값을 나눠 갚는 것처럼 짧은 시간 반복해 고독의 양을 채워가는 것을 말하는 것이었다. 가끔 잘못 탄 버스에서 내려 아무 곳이나 탐험해보는 일, 낯선 곳에서 오롯이 혼자일 때 느끼는 고독의 시간, 외로움이 오히려 밝은 마음을 부르는 정화작용이 되는 것이다.

 

특히 고대인들이 생각한 달에서 큰 위안을 얻었다. 꽉 찬 보름달에서 반이 되고 초승달이 되고 삭이 되어 어둠 속에 사라질 때, 힘든 마음도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고 생각했다. 사라진다는 것은 새로운 달로 환생하기 위해 준비의 시간이라 여겼고, 삭의 시간이 되면 우리 마음속에 쌓였던 슬픔을 어둠 속에 비워 낸다고 생각했다. 어둠, 사라짐은 부정적인 게 아니었다. 매번 다른 가면을 쓰고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에게 나 자신의 존재를 비우고 홀연히 사라지는 것. 리셋하는 시간을 충분히 갖고 새롭게 시작할 용기를 채우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처럼 마음의 거리 두기도 필요하다. 집중력이 필요할 때, 복잡한 마음을 다잡고 싶을 때, 몸과 마음이 힘들어 멀리 떠나고 싶지만 그러기 힘들 때. 자발적 은둔의 시작으로 활력과 재충전, 시간 활용을 도움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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