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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만들어진 위험 - 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당신에게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21년 2월
평점 :

리처드 도킨스는 유명한 무신론자 과학자다. 나도 무신론자 무척 흥미롭게 읽었다. 전작 《만들어진 신》을 통해 신의 존재를 신랄하게 비판했었는데, 이번 책에서는 현대사회 만연한 종교 바이러스를 저지할 유일무이 백신이 '이성'이라 말한다. 1부는 성서를 해부하고 2부에서는 단세포, 물고기, 포유류를 조상으로 두고 있는 인간. 복잡한 생명 진화에 대해 다룬다. 정교하고 복잡한 생명체의 작동, 눈과 입이 뒤틀린 가자미 등 신이 디테일하게 만들지 않았다는 반증을 들고 말이다.
성경을 낱낱이 파헤친다. 특히 구약, 십계명을 조목조목 따진다. 성서에 담긴 구절은 모두가 선일까. 남의 재산을 질투하지 않고, 물건을 훔치지 않는 게 성서에 쓰여있기 때문일까? 신이 보고 있다는 암묵적인 CCTV 효과 때문일까? 종교인은 '성경에 선하게 살라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답하지만. 성서는 현대 사회와 맞지 않는 구절이 수두룩하다. 노아가 홍수에 앞서 암수 한 쌍씩 동물을 태운다. 그렇다면 선택받지 못한 동물은 무슨 죄인가.
욥기를 보면 더욱 소름 돋는다. 욥이 신을 사랑했던 마음을 사탄과 내기를 한 것이다. 욥은 부유하고 건강하고 아내와 사랑스러운 자식이 열이 나 있었다. 신은 사탄에게 욥은 자신의 모든 것을 잃어도 계속 착하게 살고 신을 섬기리라 말했다. 하지만 잘 알다시피 가축과 아내, 자식을 모두 잃고 몸에 종기까지 퍼져 괴롭게 했다. 하지만 욥의 믿음은 굳건했다. 이후 신은 욥에게 아내와 더 많은 아이를 내어 주었다. 그렇다면 죽은 전처와 열 명의 아이들, 가축은 무슨 죄일까.
성경은 허구이든 사실이든 '선한 책', '도덕적 지혜가 담긴 책'으로 제시되지만 세상을 살기 위해서 성경을 무조건 적으로 따를 수 없음을 모두가 알고 있다. 신의 형상을 본떠 6일 동안 세상을 만들고 마지막 날에 쉬었기 때문에 일주일 중 일요일은 일하지 말라 했다. 하지만 잔업이 있고, 급한 일이 생기면 일요일도 일하는 게 현대인이다. 도킨스는 아직도 미국에서 걱정스러울 정도로 많은 사람이 성경을 믿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