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날씨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흔히 탄소발자국, 인류세란 단어를 굳이 적용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지구는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책은 소설가이자 논픽션 작가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기후변화 이야기다.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이후 두 번째 논픽션으로 공장식 축산을 고발 한 전작과 비슷한 맥락에서 더 나아갔다. 어쩌면 더 공포스러운 어조로 육식을 탐하는 인간, 아마존 벌목 등으로 망가진 지구의 병명 보고서다. 제목 그대로 우리가 날씨, 즉 당신의 행동이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다는 은유기도 하다.

 

"기후변화는 인류에게 닥친 가장 큰 위기이다. 우리가 개인으로 맞는 위기이다. 여태 해 오던 식사를 할 수 없고, 여태 알던 행성에서 살 수도 없다. 식습관을 포기하거나 아니면 지구를 포기해야 한다. 그만큼 단순하고도 어렵다. 결정을 내릴 때 당신은 어디에 있었는가?"

 

책은 에세이 형식과 논픽션 형식을 띄는데, 마치 숫자와 통계치를 나열하는 보고서 같기도 하다. 따라서 처음부터 읽을 필요 없이 원하는 부분을 펼치고 들어가도 지장이 없다. 대신 유연하게 읽히지는 않는다.

 

오늘 아침, 혹은 점심 무엇을 먹었는가. 조너선은 강력하고 극단적으로, 그리고 되도록 신속하게 독자의 머릿속에 그린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게 도와준다. 당신이 아침과 점심에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으면 연간 1.3미터 톤을 줄일 수 있다. 즉 육식을 줄이면 만사 오케이라는 뜻. 축산업이 기후변화의 여러 요인 중 큰 원인을 제공하고 벌목을 양산한다. 그는 우리 행성은 농장이라고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 인간은 우리가 먹을 음식을 키우기 위해 동물들의 곡식 창고인 땅을 제공하고, 물을 어마어마하게 사용한다. 전 세계에서 생성되는 항생제의 70퍼센트를 가축에게 사용하고 인간은 질병으로 약해지고 있다. 한 인간에게는 대략 서른 마리의 가축이 있다고 하니, 책임감과 스트레스가 가중된다. 당장은 어렵지만 오늘 먹을 치킨은 좀 미루어야겠다.

 

오늘 장 보기에 앞서 무심코 담은 식품 목록을 들여다봤다. 그러고는 책에서 읽었던 끔찍하고 자극적인 이야기가 떠올랐다. 살포기 삼겹살과 우유를 내려놓았다. 분명 시간이 흐르면 다시 집에 들어 내 입속으로 들어가겠지만, 의식했던 오늘만은 아니다. 그리고 아주 가끔씩은 의식적으로 육식을 줄일 예정이다. 그가 주장했던 암울한 미래, 나도 분명 살고 있을 것 같아서이다. 분명 각고의 노력을 해야겠지만 그에 앞서 한 사람의 작은 행동이 큰 변화를 이룬다는 것에 동의한다.

 

참고로 앞선 도서를 읽어보기 어렵다면 다큐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를 추천한다. 차마 눈뜨고는 볼 수 없는 장면들이 당신의 다이어트를 책임질 것이다.

 

*본 도서는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인 의견으로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