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바람나다 - 도서관 책모임이 협동조합 카페를 열다
독서동아리 책바람 지음, 박정희 엮음 / 미다스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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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읽고 그냥 흘려 버리는 것보다 느낀 점이나 드는 생각을 정리해 글로 써보는 일로 할 때 배가 된다. 결국 자신을 위한 일이기에 얼마나 더 자주, 성심성의껏, 읽은 지식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느냐에 따라 성과도 달라진다. 읽고 쓰고 거기에 토론하기까지 한다면 어떨까.

 

《책과 바람나다》는 2014년 매주 순전히 책이 좋아서 뭉친 주부들이 모여 협동조합 카페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광진정보도서관 도서회 2반 주부들이 시간을 쪼개 고전 읽으며 만나서 이야기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순전히 철학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책바람'이란 철학 스터디 모임을 만들게 된다. 개인적인 것이면서도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고무되는 성취다.

 

책을 읽고 모일 장소가 필요해 여느 독서모임처럼 카페를 전전하다가 아예 협동조합을 만들어 '공간 책바람'이라는 카페까지 운영하게 되었다. 책을 하나하나 엮어가듯 험한 세상에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과 방법들이 적혀 있다. 해보니 정답은 없었다. 누구도 미래를 예측할 수 없고 뜻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니까. 하지만 독서를 통해 삶의 지혜를 간접 경험하고 같은 책을 읽고 다른 생각을 나누다 보니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나, 우리 가족만 생각했던 지난날을 떠나 우리, 공동체, 마을, 국가로 넓어지며 삶이 풍요로워졌다.

 

어떻게 살아야 하고, 무엇이 행복할까를 고민하다 보니 나는 누구이냐는 문제에 봉착하게 되었다. 거시적에서 미시적으로 더욱 좁히는 훈련을 통해 '나'라는 사람을 탐구하게 된다. 우리 주변에 독서모임은 수백 아니 수천 개에 이른다. 주말 아침 카페에 가보면 회의용 테이블이나 미팅룸을 빌려 토론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봐왔다. 하지만 일회성 모임으로 끝나다 보니 남는 게 별로 없어 아쉬웠다. 하지만 책의 저자들은 공동 저자라는 이름으로 책 한 권을 만들어 낸 성취감으로 또 다른 책을 만들어 낼 발판을 마련했다. 누구의 엄마나 아내가 아닌 오로지 저자 누구누구라는 멋진 이름을 갖게 된 것이다.

 

책은 독서 동아리가 만들어진 계기, 협동조합 설립 과정, 카페 창업 준비, 회계, 마케팅 등 스타트업이나 협동조합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친절한 가이드가 되어 줄 것이다. 무엇보다도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한편 한 발짝 나아가는 고무적인 계기가 된 것에 스스로 만족하는 듯 보였다. 코로나에서 자기 계발은 여전하다. 코로나 블루로 여기저기서 힘든 나날들을 보내고 있지만 책만큼 가성비 높은 자기계 발도 없다고 생각한다. 중년의 위기라는 말은 이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중년은 2막을 여는 새로운 단계이며 더 높은 단계로 가야 할 문이기에 서두르지도 게으르지도 않게 오늘도 걸어갈 것이다.

 

*본 도서는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인 의견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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