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해야지 - 5인 5색 연작 에세이 <책장위고양이> 2집 책장 위 고양이 2
김겨울 외 지음, 북크루 기획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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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우 작가의 제안으로 시작된 《내가 너의 첫 문장이었을 때》에 이어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해야지》로 돌아온 연작 에세이집 '책장위고양이'시리즈 두번 째 이야기. 시즌 2에서는 김겨울, 박종현, 이묵돌, 제리, 핫펠트(예은) 작가와 고양이, 삼각김밥, 북극, 망한 원고, 후시딘, 눈, 지하철, 버리고 싶은 이란 주제로 함께 한다. 한 가지 주제로 5인 5색 스타일을 만나볼 수 있다. 전작이 작가로만 한정 되었다면 이번 편에서는 유튜버와 싱어송라이터, 음악가, 직장인 등 분야별 이야기를 이끌어 낼 수 있을 있다. 멜랑꼴리한 가을을 맞아 심술 맞게도 오락가락하는 마음의 여유를 누려보기 바란다.

 

 

매일 아침 독자들의 메일함을 두드리는 에세이 구독 서비스 책위의고양이. 마치 새벽 배송 마켓컬리처럼 신선한 읽을거리를 배달한다. 참여 작가는 매주 테마에 따라 한 편씩 글을 쓴다. 이를 모아 만든 에세이 앤솔로지는 꽤나 같으면서도 다르다.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공통 주제로 쓴 글은 개인의 성향뿐만 아니라, 주제에 따른 흥미로도 읽힌다. 북튜버 겨울 서점의 김겨울과 원더걸스 출신의 예은 핫벨트의 글이 궁금했다. 아이돌 이후 솔로활동을 이어가는 싱어송라이터로 거듭난 그녀의 글이 관심 갔다. 좀 더 긴 글을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살짝 실망하기도 했다.

 

 

삼각김밥을 주제로 한 다섯 편의 글을 읽었을 때 드는 느낌이 비슷했다. 삼각김밥은 왜 삼각김밥이란 이름과 모양으로 태어나서 사라들의 애환과 함께 하는가. 누구는 미래 사회 알약 하나로 해결 가능한 음식처럼, 누구는 연습생 시절 바쁜 한 끼를 때울 요량으로, 누구에겐 장례식장에서 먹는 육개장만큼 생소한 음식이자 손이 가지 않는 음식인지. 구구절절한 단상들을 읽고 마음이 움직였다. 내게 삼각김밥은 여전히 '최후 수단의 끼니'로 작용한다. 시간이나 돈이 없을 때 최후의 보루인 셈.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고르고 함께 먹을 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고 익어가는 시간 동안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린다. 이렇게 탄생한 한 끼는 애환과 서글픔이 섞여 눈물 젖은 한 끼가 되기도 한다.

 

 

여전히 삼각김밥을 먹기도 하지만 잘 못 돌리면 김이 눌어붙고, 너무 안 돌리면 밥이 딱딱해지는 탓에 차라리 김밥이나 동그란 주먹밥을 선호한다. 김밥 주먹밥 다 좋아하는데 삼각김밥의 밥은 맛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각김밥은 오랫동안 사람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다. 예전보다 밥 속에 들어간 건더기가 실해졌고, 맛도 다양해졌다. 나름의 진화를 하고 있는 삼각김밥에게 영광을 돌리며, 앞으로도 바쁘고 힘들 때 나와 함께 해주겠냐고 묻고 싶다.

 

 

오랜만에 한 가지로 편안하게 끄적거린 수필 몇편을 읽었더니 나 또한 감성이 말캉거리는 기분이 들었다. 글은 돈도 시간도 그리고 품도 들지 않은 가장 좋은 마음의 안정제다. 부작용이나 중독도 걱정 없는 천연 치료제이기도 하다. 오늘 하루 지친 당신에게 이 책을 건넨다. 책의 온기가 고스란히 전해져 따뜻한 하루를 보낼 수 있기를 기원한다.

 

 

*본 도서는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인 의견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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