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대물림을 치유하는 법 - 얽히고설킨 아픔을 풀기 위한 가족세우기 수업
유명화 지음 / 김영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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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크고 작은 트라우마가 있다. 저자 또한 막내아들이 갑자기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트라우마를 직시하게 되었다. 그렇게 15년간 트라우마 치유와 의식 성장 프로그램 전문가로 살아가면서 겪은 일화를 책으로 엮었다. 얽히고설킨 아픔을 풀기 위해 '가족세우기'가 필요한데, 이는 독일의 치유 대가인 '버트 헬링거'가 창안해 세계대전 트라우마에 사용한 방법이다.

 

1990년대 전 세계로 발전하며 유명해졌고,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 박이호 선생에 의해 처음 소개되었다. 이 책은 유명화 저자가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새롭게 적용한 사례들을 보여준다. 슬픔과 아픔이란 가장 근원적인 감정부터 가족세우기 테라피를 소개하고, 치유와 화해를 모색한다. 부모와 가족, 부부, 연인, 친구, 형제 등 관계와 죽음, 질병, 무기력, 돈, 일 등의 일상의 중요한 부분에도 적용한다. 그리고 집단의 상처인 근현대사에 대해 논한다. 민주화운동, 베트남전쟁, 국민보도연맹사건, 한국전쟁, 여순사건 등. 역사와 얽힌 개인의 트라우마를 보듬는다. 그리고 더 깊은 치유를 위해 응용과 명상의 시간을 갖는다.

 

가장 중요한 '가족세우기'는 2부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으니 처음부터 읽을 필요 없이 필요한 부분부터 발췌해 읽는 게 좋다. 가족세우기 개념부터 이해한다면 여러 장을 아우르는 풍부한 독서가 될 것이다. 가족세우기는 다양한 심리치유 기법 중 하나다. 독일인 버트 헬링거는 이론을 세우면서 독일인의 집단의 무의식을 헤집었다. 바로 나치의 후손이라는 죄의식의 대물림의 고통에 접근했기 때문이다. 내면의 방어벽이 녹아 흘러 버릴 때 사랑으로 연결된다는 그의 말을 곱씹게 된다.

 

유난히 우리나라는 전쟁으로 인한 이념 갈등, 세대와 성별 갈등이 심한 나라다. 갑작스러운 성장으로 희생되고 정치적인 수난으로 울분이 쌓였다. 이를 가족세우기 기법으로 차분히 풀어내는 과정을 나를 떠나 가정, 공동체, 국가, 전 세계로 이어지는 트라우마 극복 사례다. 특히 코로나19로 찾아온 대량 실업과 무기력, 코로나 블루 등을 극복하고 대한민국 국민의 마음에 큰 상흔이 된 세월호의 집단 트라우마도 풀 수 있는 실마리도 적용해 볼 수 있을지 궁금했다.

 

가족세우기는 가족이나 집단뿐만 아니라, 돈, 사업, 일, 젠더, 대인관계, 질병, 정신질환 등 인간 대소사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죽음과 대물림의 역사까지 치유 방법으로 거론되고 있다. 가족 간에 사이가 유독 좋지 않은 이유, 배우자 가족 간의 갈등,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대하는 것을 오래 보고 자라온 손녀가 남성을 혐오하게 되는 이유, 유산이나 이혼으로 인한 고통 등. 관계의 대물림, 감정의 얽힘이 자세한 사례를 들어 원인을 설명한다. 나의 비극이 내 후대, 혹은 불특정 다수에게 전염되고 대물림되지 않도록 할 의무도 책임, 권리가 있다. 때문에 아프지 않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꼬인 관계는 반드시 풀어야 한다. 우리모두 마음의 평안과 행복을 누릴 자격이 있다.

 

*본 도서는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인 의견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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