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 오은영의 현실밀착 육아회화
오은영 지음, 차상미 그림 / 김영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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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잔소리가 아닌 올바른 '훈육'이 되는 부모의 130가지 말을 모았다. 대한민국 육아 멘토 오은영 박사가 들려주는 말에 관한 책이다. 귀여운 삽화까지 더해지니 깨물어 주고 싶을 만큼 앙증맞다. 그녀가 늘 강조하는 1℃의 기적을 보여주는 육아서다. 작지만 큰 변화를 주는 1℃가 대한민국 부모에게 길잡이가 되길 바라는 마음, 많은 부모와 아이를 봐온 사람으로서의 걱정, 고민이 녹아 있다. 아이는 없지만 조카가 있어 복기하며 되새겼다. 그렇다고 아이와 소통만을 위한 방법만은 아니더라. 충분히 학교, 직장, 친구 사이에 지켜야 할 말이 예절, 감정 조절에 도움받을 수 있어 유용했다.

 

 

아이와 일상에서 대화할만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상황마다 소리 내어 읽어보면 도움이 될 거라 확신한다. 외국어를 배울 때 반복해서 따라 읽어봐야 입에 붙듯이 육아 회화도 소리 내어 따라 읽으며 아이와 소통법을 익히는 것이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 갚고, 엎질러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듯이. 생애 내내 상처가 될 수도 있는 부모의 말에 신중함을 더하고 내 아이와 혹은 조카, 손주들과 즐거운 성장을 할 수 있는 실질적인 책이다.

 

 

그놈의 약속해! 영화나 드라마 아니 주변에만 봐도 "너 약속했잖아, 안 지키면 나쁜 어린이지!"라는 훈육법을 많이도 들었다. 약속을했으면 지켜야 한다는 고정관념과 굉장한 대전제 앞에서 아이는 주눅 든다. 지키지 않으면 어떤 비난이라도 달게 받아야 한다는 큰 짐이 생긴다. 육아 상황에서 아이와의 약속은 뭔가를 가르치기 위해 언급한다. 그렇다면 약속을 강조할 게 아니라 "화나도 사람을 밀면 안 되는 거야. 기분이 나쁘면 그 친구한테 말로 표현해"라고 말해주자.

 

아이가 약속을 어겼을 경우 약속을 강조할 게 아니라 원래 가르치려는 것을 가르치면 된다. 아이들은 부모의 약속 언급 때문에 강제로 약속하는 경우가 많고, 지켜야 한다는 동기가 있다. 지킬 무언가가 있어서 지키는 게 아니다. 그러다 보니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할 경우가 많고,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혼나면 억울한 상황이 반복되는 거다. 그렇게 되면 아이의 자율성, 책임감, 자기효능감. 자존감 등이 모두 떨어진다. 약속은 부모가 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에게 무언가를 알려주기 위한 것임을 잊지 말자.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자. 구로야나기 테츠코가 쓴 《창가의 토토》에는 엉뚱한 행동을 했다고 초등학교 1학년에 퇴학당한 토토가 '도모에 학원'이라는 학교에서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이야기다. 교장 선생님은 토토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었고, 이 진심이 전해져 토토는 진정으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나 행복하다고 느낀다.

 

 

부모도 이 세상에서는 부모 노릇이 처음이다. 누구나 처음은 있고 초보 시절을 지나 성장한다. 부모는 아이의 나이만큼 경력을 갖는다. 그 때문에 잘못했다고, 똑같은 실수로 아이를 아프게 했다고 자책하지 말자. 어른, 부모도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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