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의 시
류시화 엮음 / 수오서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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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얼마나 자주 온갖 것들에게 휘둘리며 살았을까? 오랜만에 류시화 시인의 시 모음집을 읽으며 마음을 챙겼다. 조금은 반복되는 일상에서 멀리 떨어져서 관조하는 기분, 쉬어가는 하루의 쉼표가 되어주는 것 같다. 하루에 하나씩 커피 마시듯 홀짝이는 시 하나가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아 준다. 오늘도 단단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건 어떠냐고.

 

 

갑자기 불어닥친 전염병의 위험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었다. 처음에는 조금 더 강력한 독감 정도로 생각했었지 이렇게 장기화될 줄 몰랐다. 우리의 일상은 빠르게 바뀌었고 무너져 내렸다. 다 열거할 수 없을 만큼 신음하고 고통을 삼키며 버티는 중이다. 대체 언제야 마스크를 벗고 얼굴에 침 튀기며 말하는 날이 올까. 까마득하고 먼 이야기만 같다.

 

 

《마음 챙김의 시》는 시 앤솔로지라 할 수 있다. 류시화 시인이 60여 편의 시를 번역하고 선별해 하나의 시집으로 엮었다. 시라는 형식을 매개로 마음의 휴식과 진정을 줄 수 있는 전 세계의 시를 모았다. 사실 소개된 시 중에는 아는 시가 전혀 없다. 어쩌면 어린아이처럼 무지에서 시작하는 게 방법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가만가만 대상을 살피고 생각한 마음을 글자로 표현한 시가 주는 무드는 전달받았다. 시인이 의도하지 않았다고 해도, 겪어보지 않았다고 해도 정서가 전달되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제한된 형식 안에서 문학적 정수와 삶의 태도, 자신의 생각을 모두 쏟아내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오랫동안 읽히고 쓰였나 보다. 삶을 놓지 않기 위해서, 힘들어도 용기 내어 살아갈 이유가 생겨서. 저마다의 이유로 우리는 시를 찾는다. 너무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고 있던 일을 하나씩 해나가는 기분이다. 해보니까 정리되고 그러니까 뿌듯하다.

 

 

요즘은 잘 쓰지 않는 말을 시집에서 찾아내고 곱씹는 중이다. 시가 우리에게 주는 정서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느리지만 뒤처지지 않게, 편안하지만 그대로 놓아버리지는 않게 만드는 힘을 주는 것 같다. 잘 하지 않았던 일에서 찾는 즐거움이 생각보다 신선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행위가 때로는 영감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시를 통해 마음 챙김 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당신은 언제나 소중하니까. 그리고 그럴만하니까.

 

 

 

*본 도서는 제공 받아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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