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으로 생각하는 힘 - 일상의 모든 순간, 수학은 어떻게 최선의 선택을 돕는가
키트 예이츠 지음, 이충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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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인문학처럼 배운다? 수포자인 나에게 매우 솔깃한 제안이다. 이 책은 일상생활에 적용되어 있는 수학 규칙을 찾아오는 작업이다. 총선, 확률, 코로나, 인공지능 등 사회의 문제부터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는데도 필요한 가장 필요한 건 수학이다. 수학은 잘 몰라도 되나 산수를 모르면 살아가기가 매우 곤란하다. 왜냐고? 우리의 삶은 수학적으로 이루어져 있고, 지구를 떠난 우주도 수학이니까.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지구에 나타난 수많은 질병은 수학과 확률로 정복했다. 코로나19 초기에도 감염병 확산을 위해 밀폐된 장소에서 비말을 퍼트리면 안 된다는 것과 수학적 통계치로 감염 위험과 거리, 확률을 계산해 지금에 이르렀다. 책에는 패스트, 콜레라, 에볼라, 천연두 등 인류의 목숨을 앗아간 전염병 앞에서 S-I-R 모형을 만들어 냈다. S (감염대상군, SUSCEPTIBLES),I(감염군, INFECTIVES),R(제거군, REMOVED) 전염병 확산 패턴을 읽어낸 수학 모형을 탄생시켰다.

 

이는 바이러스의 확산과 비슷한 바이럴 마케팅도 연상해 볼 수 있다. 비슷한 자기 복제 과정으로 광고 목적을 달성하는 현상이다. 어떤 네트워크 내 한 개인이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키면 그 사람은 또 다른 사람을 감염시켜 바이러스성 메시지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이는 밈(meme 리처드 도킨스가 문화적 정보의 확산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전파의 기본 단위)학의 분야기도 하다. 소셜 네트워크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기도 하고 최근 비의 '깡'처럼 밈문화로 다시 인기를 얻기도 한다.

 

책에는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통해 바이러스의 확산, 체르노빌 폭발, 인구의 확산 등으로 비유하기도 했다. 정말 적절하고 비유적이라 이해가 쏙쏙 되는 거다. 예전에 수학을 이렇게 가르치는 선생님을 만났다면 내가 수포자가 되지 않았을지도 모를일이다.

 

그렇다면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은 뭘까? 이는 살면서 익숙해진 결과로 일처리가 빠르고 수정하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어린아이 때는 주변의 낯선 경험, 첫 경험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는데 그때마다 알아낸 정보를 수정하면서 나아가기 때문에 정신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반면 어른이 될수록 삶의 노하우가 생겨 익숙하고 능숙하게 처리함으로써 정보처리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느리게 시간을 흐르게 하고 싶다면? 아이처럼 새로운 것에 탐구하고 일상에서 벗어난 다양한 경험으로 채워 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 하겠다.

 

수학은 인류 문명을 발전시켰지만 악용할 경우 파멸로도 몰아갈 수 있다. 다이너마이트를 만든 노벨로 인해 인류가 전쟁을 일으키고 많은 사람이 죽기도 했던 과거를 생각해 보자. 하지만 수학은 최선의 선택으로 최고의 결과를 도출하기에 가장 적합한 학문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너무 숫자에 현혹되거나 맹신하지 말자. 숫자의 오용과 오류, 사기에는 누구도 당해낼 재간이 없다.

 

특히 자주 언급되는 확률의 오류. 재판장에서 흔히 일어나는데 수치가 나온 맥락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맥락과 상관없이 단순 인용해 용의자의 범죄 유무를 입증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는 두 영아 돌연사의 용의자가 된 친엄마 샐리 클라크 사건에서 확실히 찾을 수 있다. 소아과 의사였던 메도의 '7300만 분의 1'의 수치는 지금까지도 선례로 남아 주의해야 할 통계 오류로 남아있다. 수학적 계산과 숫자가 우리 눈을 멀게 할 수 있다. 이를 분별해 내는 것은 끊임없는 의심이다. 숫자는 모든 과학이 아니며 진실도 아니다. 진실에 접근하기 위한 수많은 근삿값일 뿐. 과학도 오류, 거짓, 조작될 수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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