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의 심리학 - 온전한 나로 살기 위한
박선웅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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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나'에 대한 탐구와 고민이 늘어간다. 이를 정체성 탐구라고도 하는데 몸은 어른이나 정신 연령이 거기에 미치지 못해 어른이란 말을 달고 산다. 죽을 때까지 이런 질문을 되물으며 살 것 같다. 나는 누구이며 어떤 사람일까? 남들에게 보이는 나와 내가 보는 나는 어떻게 다를까?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걸까? 그렇다면 삶의 목적은 무엇일까?

 

대한민국은 내가 만족하는 내가 아닌, 남이 만족하는 나를 만들어가는 개인이 존재한다. 정체성 상태 연구 결과물에 따르면 한국인은 '정체성 폐쇄'가 상태가 현저히 많다. 그러니까 자신에 대한 탐색은 진행되지 않았으나 부모님이나 선생님, 타인 등 주변 사람의 영향으로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는 신념을 갖는다.

 

이런 상태는 매우 위험하다. 자기조차 내가 누구인지 헷갈리며, 무엇을 위해 공부하고 돈 벌고 출근하는지 모든 일들에 회의감이 들기 시작한다. 우울증과 스트레스, 공황장애,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우리나라가 아직까지 자살률 상위권인 이유도 포함이다.

 

몇 년 전 한국에서 베스트셀러였던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는 억눌린 한국인의 자아를 자유롭게 했다. 부족한 당신도 충분히 괜찮다고 그런 나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아들러 심리학을 기초로 다독였다. 나 또한 위로받았고 열광했다.

 

"죽음의 존재론적 확실성과 죽음의 시간적 불확실성. 죽음이 반드시 오기는 오지만, 언제 올지 모른다는 점은 우리가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게 든다. " p86

 

《정체성의 심리학》은 철학을 공부한 후, 다양한 곳에서 일하다 심리학을 전공해 비로소 자신의 정체성을 찾은 박선웅의 정체성 프로젝트 작업, 첫 번째 프로젝트다. 제목이 거창하지만 정체성을 자세로 풀어 낸 심리학이다.

 

정체성이란 무엇일까? 이는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이고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이 무엇인지 이해하며, 삶의 방향에 결단을 내리는 정도라 할 수 있다. 인간은 언젠가 죽기 때문에 한정된 시간 동안 자신이 정한 목표치를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게 공부, 일, 수행 등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진다.

 

정체성은 빨리 발견할수록 유리하며 삶의 의미와 방향을 포함하기에 성공이나 원하는 목표에 빨리 도달할 수 있다. 따라서 정체성 찾기는 내 안의 숨겨진 진짜 나를 찾는 것이며, 내 인생 이야기를 쓰 수 있어야 하며, 과거로부터 무엇인가를 배워 어제보다 나은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죽게 되어 있고 내일 죽어도 하등 이상한 일이 아니다. 따라서 언제나 현재만 바라보고 살 수도 없고, 과거에 갇혀 고통스러워할 시간도, 보이지 않는 미래만을 위해 현재를 충분히 즐기지 못하는 일도 어리석다. 세 시간은 적당히 절충하는 자신만의 비법을 만들어야 한다. 그게 바로 정체성 찾기다.

 

이는 《불멸에 관하여》에 나오는 문장이 이 모든 것을 요약해 준다. "내일 죽어도 후회하지 않게, 내일 죽지 않아도 후회하지 않게." 부모가 자신이 보는 앞에서 죽어가는 것을 목격한 후 엄청난 재산으로 평생 놀고먹어도 되는 웨인이 배트맨이 되기까지. 최근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3부작을 다시 보며 생각했다. 웨인에서 배트맨이 되기까지 길고 긴 과정을 함께한 관객은 영화를 보며 울고 웃는다. 아무런 능력을 갖지 못해지만 진정한 고담시의 히어로가 되기까지의 배트맨을 온전히 이해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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