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의 발견 - 물건이 아닌 의미를 파는 법
최장순 지음 / 틈새책방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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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브랜딩 전략가로 일하는 크리에이티브 디텍터다.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 번째 책 《의미의 발견》이 만들어졌다. 마케터의 가장 중요한 자질 '팔리는 물건을 브랜드 하라'라는 것에 충실한 방법을 말하고 있다. 단순한 제품 광고로만 물건을 파는 시대는 지나갔다. 다리가 길어 보이는 바지나 뿌리면 상대방을 유혹하는데 수월한 향수가 가진 '의미'. 이 물건을 산 소비자는 바지나 향수를 산 게 아니다. 긴 다리와 유혹을 구매 한 것이다. 그게 바로 소비자의 니즈다.

 

지금은 의미가 모든 것인 시대다. 왜 이 물건은 사야 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스토리텔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 앞으로 브랜딩, 마케팅, 기업 경영은 소비자가 아닌. 사람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속한 공동체에 어떤 의미를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마스크라는 상품 역시 다양한 맥락과 의미가 있다. 과거에 마스크를 쓰고 다니면 단순한 감기 환자였다. 여름날 압구정에서 마스크를 쓰고 활보하면 성형 수술을 했다는 표시였다. 연예인들에게 마스크는 얼굴을 가리는 의미이지만, 그게 멋져 보였던 누군가에게는 패션 아이템이 될 수 있다. 마스크는 단지 '방한대'가 아니라 '페이스 웨어'가 된다. 애석하게도 지금은 마스크를 써야만 질병에 걸리지 않는 시기이며, 마스크는 '생명 보호 장치'가 됐다. 또한 마스크는 타인에게 혹시 섞여 있을지 모를 바이러스를 옮기지 않겠다는 '배려'의 상징이 됐다. 이렇게 기호가 된 상품은 시장에서 다양한 의미로 소비된다." p143

 

우리가 스타벅스에 가는 이유도 비슷하다. 의미가 확장된 것이다. 스타벅스가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만 해도 된장녀의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지금은 커피를 마시는 곳 이상의 의미가 부여되어 있다. 나만의 케렌시아(제3의 공간)가 가능한 공간, 만남의 장소뿐만 아닌 공부, 독서, 취미 활동을 하기 좋은 분위기. 스타벅스는 커피향을 맡으며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그 공간을 파는 거다.

 

레고 장난감으로 만든 애니메이션 <레고 무비>의 인기 비결은 얼마든지 창작할 수 있는 레고의 스토리성이다. 조립하는 것보다 언제든지 부숴버릴 수 있느 장난감, 어른들도 가지고 노는 장난감은 스토리 토이라는 의미를 얻었다. 티파니 반지는 청혼이라는 스토리를 부여해 프러포즈 반지라는 의미를 얻었다. 물론 오드리 헵번이 나오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영향도 한몫한다.

 

 

"의미의 다양성은 공동체가 건강해지기 위한 기본 요건이자, 브랜드를 건강하게 키우는 필수 조건이다. 브랜드의 책임감이 개인의 행복감으로 연결되는 시대. 그런 시대는 이미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 p309

 

이처럼 요즘 상품은 다른 제품 차별성 보다 자신만의 고유한 스토리텔링 즉 의미에 집착한다. 소비자도 그에 따라 변했고 이 모든 게 공동체의 기호로 작동할 때 생명력이 생긴다. 물건은 개인의 소비 진작보다 단체와 공동체의 공동구매가 중요하다는 건 업계의 불문율이기 때문이다. 또한 시장은 개인의 외로움에 주목하기도 했다. 인류는 해를 거듭할수록 새로운 움직임에서 추방당하고 고립되기도 했다. 실존적 외로움과 괴로움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공동체를 구축했고, 소비 진작을 부추겼다.

 

오늘날 모든 것은 공유로 함께 나아지자는 연대다. 혼자만의 독식, 욕심, 이기심은 오래가지 못한다. 기업의 브랜드 마케팅도 이와 다르지 않다. 착한 소비, 개념 기업, 선행 업체, 갓뚜기, 갓LG 같은 훈훈한 이야기는 SNS를 타고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렇다고 개인을 지우라는 건 아니다. 개인의 고유성을 강화하되 연합된 개인으로서 공동체 역량을 증대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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