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톰소여의 모험 펭귄클래식 35
마크 트웨인 지음, 존 실라이 작품 해설, 이화연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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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모험 소설 중 하나인 《톰 소여의 모험》은 열네 살 톰(토마스)이 세상을 알아가는 에피소드 모음집이다. 악동 톰이 이모네 집에서 착한 모범생이자 이복동생 시드와 신앙심이 깊은 메리 누나와 동네 말썽꾸러기로 성장하고 허크(허클베리 핀)를 만난다는 이야기다. 마크 트웨인이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순수한 동심으로 돌아가 모험을 담은 이야기로 자전적인 이야기가 아니냐는 재미있는 상상력도 필요한 소설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폴리 이모가 안쓰러웠다. 허구한 날 말썽을 피우는 통에 통제가 안 돼서 노부인의 말년이 안타까웠다. 죽은 여동생의 아들이라 맞을 짓을 해도 때리지도 못하고 그냥 내버려 두면 잘못된 길로 갈까 매번 노심초사한다.

 

그래도 학교를 죽어라 가기 싫어하는 톰에게 그래도 노동의 가치를 알려줘야 한다며 소일거리를 시키지만 톰은 이것마저도 유희로 승격한다. 울타리에 흰 페인트를 칠하는 게 하기 싫어 또 잔꾀를 부린다. 그 희생양은 벤 로저스. 사과를 빼앗기고 페인트칠까지 무료로 해주게 된다. 역시 톰은 재간둥이. 이모는 대체 톰과 시드 두 녀석을 거두어 들여야 했던 것인가. 이모는 분명 성인군자다. 사랑으로 이 모든 고난(?)을 승화한다.

 

책에 수록된 삽화는 트루 W. 윌리엄스의 작품이며 미국 초판본(1876)에 실린 것이다. 톰 소여는 어린 독자를 위해 만들어진 책답게 허클베리 핀 보다 개구지고 유아스럽다. 그리고 허클베리가 온 세상을 유랑하는 것과 달리 톰은 마을 안에서만 빙빙 돈다. 혹여나 조금 멀리 나가더라도 이내 귀가하기 바쁘다. 톰에게는 이단아계의 탑, 경외의 대상인(톰보다 한수 위) 허클베리를 닮고 싶어 했으니 우상을 만난 것 같았을 거다.

 

 

톰은 동네 장난으로 성에 차지 않자 유령을 찾아 떠나거나 해적이 숨겨 놓았다는 보물을 찾다 살인사건을 목격하기도 하는 등. 그야말로 찐 모험을 즐긴다. 모험은 혼자보다 여럿이서 해야 제맛인데 그런 마음을 아는지 친구들도 제법 많이 사귄다.

 

 

재미있는 것은 흑인 노예 짐이 마크 트웨인의 또 다른 성장소설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도 등장한다는 거다. 《톰 소여의 모험》보다 본격적으로 백인 중심 사고의 문명에서 차별당하는 흑인의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때문에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톰 소여의 모험》의 스핀 오프(오리지널 영화나 드라마를 바탕으로 새롭게 파생되어 나온 작품)가 된다. 당연히 여기에 희대의 방랑자, 자유로운 영혼 허클베리의 모험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아마도 허크는 마크 트웨인의 분신이라 해도 좋다. 소년 모험 시리즈의 유니버스를 결성해도 좋을 것 같다. 마블이나 디즈니 같은 큰 제작사에서 영화로 재해석해 주면 좋겠다. 두 작품의 그 공통분모는 짐이며, 당시의 사회 문화적 배경인 인종차별에 대해 짐짓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톰 소여의 모험》은 어떻게 본다면 여자아이에게는 빨간 머리 앤이 남자아이에게는 톰 소여가 판타지와 현실을 넘어서며 유년기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해봤다.

 

 

남자아이들이 모험을 꿈꾸는 몽상은 어른이 되며 서서히 옅어진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속에 고이 접어둔 모험은 언제 어떻게 발현될지도 모른다. 비록 현실에 찌들어 돈 벌러 나가고,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처지가 되거나, 나이가 들어 몸도 힘들어 더 이 상 모험이 힘들지라도 그 야망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다. 세상을 집어삼킬 것 같은 야망과 끝도 없이 나아가고 싶은 모험을 고전 소설에서 해소해보는 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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