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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질문에 전생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전생 리딩 이야기
박진여 지음 / 김영사 / 2020년 6월
평점 :
벌써 몇 해 전인 것 같다. 김영사 서포터즈로 있으면서 신간을 읽고 리뷰를 쓰거나 행사에 초대되어 좋은 경험을 하기도 하는데, 그때 접한 《당신, 전생에서 읽어드립니다》 때문에 전생 리딩이라는 박진여 선생과의 만남에 다녀왔다. 바로 앞에서 전생과 윤회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특별한 만남이었다.
그녀는 대학생 때 임상병리학을 공부하다가 환자의 혈액 채취 실습에서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된다. 환자의 건강 상태와 이후 운명에 대해 영화처럼 느껴진 것이다. 이후 친구의 최면 상담에 따라가 자신의 전생과 다른 이의 전생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알게 되었단다. 여기서 알게 된 파동 명상 전문가 법운 최영식 선생과의 만남으로 본격적인 수행의 길을 걷는다. 그렇게 30초에서 1분의 짧은 전 생 리딩 후 현생과의 연관성을 찾아내는 지금의 리딩 방식을 체계화했다. 그리고 2000년부터 '박진여전생연구소'를 운영하며 내담자들에게 전생 리딩으로 고통의 원인을 설명하고 삶의 방향을 안내하고 있다.
《당신의 질문에 전생은 이렇게 대답합니다》는 지난 20년간 2만여 명이 넘는 내담자들의 전생을 리딩 하며 얻은 깨달음을 요약한 책이다. 다양한 내담자들의 사례를 통해 현재 삶이 고달프고 힘든 원인을 찾아냈다. 과연 전생은 있는 것일까? 윤회도 가능한 것일까? 불교의 카르마(업, 전생의 소행으로 말미암아 현세에 받는 응보)는 수정될 수 있을까? 로봇이 사람과 가까워지고, 100세 시대가 도래한 21세기다. 최첨단 의학이 발달한 세상에도 전생을 통해 현생을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들의 바람은 끝이 없다. 질병과 기아를 어느 정도 잡은 인류지만 그만큼 몸도 마음도 아픈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는 시대다.
우리는 흔히 "전생에 무슨 인연이 있길래.."라는 말을 가끔 한다. 사이좋은 관계, 그 반대에도 마찬가지다. 일종의 관용어처럼 굳어진 '전생의 인연'을 곱씹어 보자. 과연 전생과 현생의 인연은 어떻게 연결 짓는 것일까. 이유를 알 수 없는 질병의 원인, 관계의 갈등, 힘든 삶의 고통 등이 모두 카르마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카르마는 거울과도 같다. 거울 앞에서 자신을 비추어 타인의 모습과 전생을 바라보는 행위다.
카르마의 법칙은 징벌이 아닌 정화와 치유에 목적이 있다. 한 영혼에 대한 교육이자 모자란 부분에 대한 보완이다. 부처도 2만 5천 년 동안 550번의 환생을 통해 해탈에 이르렀다고 하지 않나. 따라서 전생을 알아본다는 것은 현생을 더 잘 살기 위함이다. 과학적으로 풀 수 없는 미스터리한 일들에 전생은 해답을 줄 수 있는 열쇠가 된다.
"우리 삶이 단 한 번만으로 끝난다면 세상은 너무나 불공평할 것입니다. "내가 오늘(현생)은 비록 잘못했지만 내일(미래생)은 잘할 거야"하는 다짐의 약속이 훨씬 합리적입니다. " P65
때문에 어느 생이서든 착한 일을 많이 한다면 필히 보상이 따라온다. 현생이 비루하더라도 이를 보상으로 다음 생이 좋아진다면 조금은 위안이 된다는 말이다. 오늘 하루 건강하게 보낸 것에 감사하고, 가진 것을 아낌없이 베풀고 나눈다면 다음 생에 좀 더 나은 환경에서 태어날 수 있다. 그러나 경제 위기와 빈부격차, 전염병의 도래 속에 선행을 쌓는 일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라는 거대한 위협 앞에서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은 끝도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착하게 살자'라는 말은 눈뜨고 코베어가는 요즘 세상에서 적당히 실속을 차리라는 말로 재해석해 듣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자위했다.
이 세상에 태어나는 모든 사람은 자신의 어떤 영적 채무를 갚기 위한 이유가 있다고 한다. 끊임없이 죽고 태어남을 반복하는 것은 잃어버린 영적 균형을 찾기 위한 거라 말한다. 어떤 영혼이든 평생 동안 균등한 삶의 기회가 주어진다. 여러 생을 거치며 부자와 가난한 자, 잘생긴 자와 못생긴 자 등 위치를 바꿔 경험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배움을 얻고 영혼의 성장을 이룰 수 있다. 나랑 잘 맞지 않는 가족, 친구, 직장 상사 등은 전생에 어떤 인연으로 얽혀 현생에 관계된 것이다.
따라서 이번 생에 다 갚지 못한 빚을 다음 생으로 이월하는 게 환생이란 생각을 했다. 전생을 통해 현생을 더 잘 살기 위한 희망으로 삼아도 좋다. 전생은 현생의 빅데이터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전생은 영화처럼 기록되어 VR 안경을 끼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전생을 확실히 믿지도 그렇다고 아예 무시하지도 않는 나는 동양권 영화에서 소재로 쓰이는 전생과 윤회, 카르마에 대한 수수께끼가 어느 정도 풀렸다. 책을 읽고 나서 이후 더 많은 영화를 깊이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아 설렌다. 모두 포스가 함께 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