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탈 기사 로드리고와 꼬마둥이
미하엘 엔데.빌란트 프로인트 지음, 레기나 켄 그림, 김인순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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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악랄한 약탈 기사 로드리고 라우바인을 우상으로 삼은 꼬마둥이는 가족을 떠나 그가 사는 성으로 향한다. 한번 정한 일을 하고야 마는 성격의 꼬마둥이는 무작정 로드리고를 찾아가 시동으로 받아 달라고 한다. 처음에는 대충 어르고 달래 돌려보내려고 했던 로드리고는 꼬마둥이가 마음에 들기 시작하고 꼬마둥이 또한 로드리고를 좋아하게 된다.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로드리고가 아니라 친절하고 따뜻한 아저씨였던 로드리고, 반면 세상에 겁 없이 덤벼들었던 꼬마둥이는 좋아하는 사람이 곤경에 빠지는 것을 보고 두려움을 알아간다.

사실 로드리고는 약탈 기사 전설과는 반대의 성격으로 자신감 없이 숨어지내던 사람이었다.

늘 정체가 드러날까 봐 전전긍긍 숨기기 바빴다. 있는 그대로 살기 보다 그가 쓴 왕관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스스로 동굴 속에 들어간, 두려움을 먹고 사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꼬마둥이를 통해 용기를 얻고 두려움을 극복하며 서로 친구가 된다. 자신이 바라는 자아와 세상이 바라는 자아의 충동을 극복하고 나다움을 찾아가는 모험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저는 두려움을 알아야만 진정한 기사라는 생각이 들어요." 꼬마둥이가 흥분해서 외쳤다.

"두려움은 좋은 행동과 나쁜 행동을 구분하는 법을 가르쳐 줘요. 로디 아저씨, 맞죠? 나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지 않아요. 좋은 일을 할 때만 용기가 필요한 법이에요."

반면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자신감에 차 있던 꼬마둥이가 두려움을 알아가기도 한다. 두려움 때문에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할 수 있는 어른이 된 것이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두려움과 용기가 적절히 균현을 이루어야 함을 배워 간다.

이 두 사람의 우정은 《모모》의 작가 미하엘 엔데가 미처 완성하지 못한 소설을 후대에 완성한 빌란트 프로인트의 인연과도 비슷하다. 미하엘 엔데가 3장까지 집필한 소설을 이어 받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오마주까지. 아동문학가인 빌란트 프로인트의 팬심과 완성도 높은 존경의 마음이 반영된 소설이다.

이미 죽은 작가의 작품을 이어 받아 후대 작가가 완성한 중세 판타지는 교훈과 감동도 성장도 쌍끌이 한다. 과연 마하엘 엔데가 생각한 소설의 마지막은 어땠을까? 직접 작가가 되어 엔딩을 상상해보는 즐거움을 아동 소설을 통해 누려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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