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예측, 부의 미래 - 세계 석학 5인이 말하는 기술·자본·문명의 대전환
유발 하라리 외 지음, 신희원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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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욕망한다. 하지만 욕망의 실체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 왜냐하면 지금이 아닌 미래를 향한 것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시대에 사는 우리는 끝없는 욕망으로 부를 축적하고 성공을 갈망한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문명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인간이 시장의 힘에 따랐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책은 세계적인 다섯 석학들의 말을 전한다. 유발 하라리, 스콧 갤러웨이, 찰스 호스킨스, 장 티롤, 마르쿠스 가브리엘이 주인공이다. 요즘 화두인 여러 문제들과 대안, 전망을 쉽고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어 이해가 쉽다. 인류사를 정리한 '유발 하라리'와 가파(GAFA,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의 지배력을 이야기한 ' 스콧 갤러웨이'의 발언을 정리했다.

 

현대 자본주의 앞에는 어떤 미래가 기다리는가

유발 하라리는 잘 알려진대로 무신론자다. 그러나 믿음을 바탕으로 하는 규범과 가치 체계가 있다면 무엇이든 종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자본주의는 경제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지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자체가 목표가 될 수 있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욕망은 자본주의를 움직이는 엔진이 된다. 자유 시장에서 옳은 것은 고객의 욕구다. 시장은 고객이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생산할 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경계해야 할 것들이 반드시 있다. 디지털 감시(기술이 노동자 및 소비자의 행동을 면밀하게 관찰, 분석해 모은 데이터로 수익을 창출하는 자본주의 시스템)를 기본으로 하는 감시 자본주의. 즉, 데이터를 가진 자가 부와 권력을 손에 쥘 것이다. 페이스북과 구들 등은 데이터 소유권을 규제하는 정부 방침을 반대한다. 인류는 한 번도 데이터에 대한 규제를 생각해 본 적 없다. 자본주의의 독점금지법(반독점법)을 고려하는 것도 어렵다. 데이터는 이동, 복사가 무제한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 중간에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앞으로는 재화나 돈이 아닌 이 데이터를 많이 수집한 기업이 성공할 것이다. 화폐 가치는 떨어지고 데이터를 매개로 하는 거래가 많아 질 것이다. 과거에는 많은 정보과 힘이 한곳에 모이는 것을 지양했지만 빅데이터나 인공지능 같은 새로운 기술들은 중앙 집중형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만들어 준다. 감시 자본주의 시대에서 권위주의 시스템의 약점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 일자리가 줄어들면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일이 아닌 인간, 나 자신이다.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재미로 일을 하는 거다.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말이 사라질 것이다. 그럼 일 안 하고 돈은 누가 버냐고?

 

 

바로 보편적 기본 소득제(근로 여부가 재산 규모 등과 상관없이 정부가 개인에게 일정한 생활비를 지급하는 사회 보장 정책. 누구까지 대상자로 포함해야 하며(보편) 인간다움을 위한 기본적인 필요를 어디까지 보살펴야 하는가(기본)에 대한 합의에 따라 구체적인 제도 모습은 달라질 수 있다)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스위스는 2016년 기본소득을 국민투표에 부쳤으나 부결되었고, 핀란드는 2017년부터 2년간 기본소득 실험을 했다. 로봇이 일자리를 대체해 노동 소득이 줄어들면 기본 소득을 제공해야 자본주의가 유지된다는 논리다.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은 협력해야 한다.

 

 

잉여 시간에 삶의 기쁨을 찾고 의미 있는 일에 쓰면 된다. 일이 없는 세상이 갑자기 찾아오지 않으나 서서히 대비하면 긍정적인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 인공지능, 생명공학, 나노기술 등의 첨단. IT 기술은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나 몇몇의 엘리트에게 독점되는 체계는 절대 안 된다. 인류를 위해 공통으로 공적으로 쓰이는 방향으로 나가가야 할 것이다. 지키는 것은 다시 말해 일자리가 아닌 인간 자체가 되어야 한다.

 

 

자본주의를 쉽게 낙관하거나 전망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며 사라질지 모르고, 새로운 체제가 나타나는 것도 대비해야 한다. 예상만 있을 뿐 뚜렷한 전망은 어렵다는 견해다.

 

거대 디지털 기업들은 세계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스콧 갤러웨이는 《플랫폼 제국의 미래》를 통해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의 첫 글자를 딴 가파(GAFA)를 설명했다. 우리는 이 거대 플랫폼 기업들이 없다면 일도, 생활도, 문화도 영위할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말했딘. 자본주의의 한계점인 독식 체계를 향한 날선 비판과 경계를 주목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1퍼센트가 엄청난 혜택을 독점하는 사회가 아니라, 나머지 99퍼센트가 일정 수준 이상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책에서는 GAFA를 통해 국경을 초월한 인류의 욕망에 대해 들여다봤다. 구글은 신, 애플은 섹스, 페이스북은 사랑, 아마존은 소비를 욕구를 호소한다고 정의한다.

 

 

구글은 어떨 때 보면 신(神)보다 더 낫다. 반드시 인간의 물음에 답변을 해준다는 점에서 말이다. 애플은 21세기 부의 상징이다. 사과 로고가 달린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을 갖추었다는 것은 부와 사회적 지위를 대변해 주며, 인간의 성적 욕구와 생식 욕구를 자극한다. 페이스북은 사랑 없이 살 수 없는 인류에게 관계를 만들어 주고 연결해 준다. 아마존은 수렵 채집 인류가 가장 두려워한 굶주림을 해결할 소비 자체다. 아마존에서 살 수 없는 것은 없고 구하지 못하는 것도 없다. 차고 넘치는 아마존 창고에서 인류는 언제 어디라도 원하는 물건을 받을 수 있다.

 

 

갤러웨이는 공룡기업 GAFA가 스타트업을 저해한다고 주장한다. 독점 기업은 혁신을 저해하고 최고의 인재들을 빨아들인다. 공적 사업을 지향하고 진보적인 혁신 가치를 추구한다는 이미지를 팔아 이득을 챙긴다.

 

 

하지만 자본주의에서 기업은 고령자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다. 오로지 목적은 이윤을 창출하고 주식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GAFA의 본질은 기업이지 공익 추구가 아니라는 말이다. 소비자가 이 점을 알고 선택적 소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의 돈 욕심과 경쟁은 창의적인 생각과 인류 발전으로 이어진다. 중요한 것은 몇몇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부가 아닌, 미래를 위한 투자, 사회 안전망을 제공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많이 가질수록 행복해진다는 개념에서 벗어나야 이기주의나 물질만능주의가 사라진다.

 

 

자본주의는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지만 1퍼센트가 독식하는 체제가 문제라 말한다. 때문에 독점 기업을 분할하거나 세금 납부의 책임을 강하게 물어야 한다. 시민이 내는 세금으로 꾸려지는 공익은 시민 스스로 정부에게 시장에 대입해 자본주의 규칙을 재정비하라 말할 권리를 갖게된다.

 

 

또한 그는 강력하게 미국은 이제 틀렸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중소기업을 우대해 성장을 도울 의무가 있었다. 하지만 현 미국은 정반대의 일이 일어나고 있고, 자금은 GAFA로 집중된다. 그들의 수장은 액턴 경이 말한 "권력은 부패한다"라는 말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이들은 선출된 리더가 아니기 때문에 왕좌를 지키기 위해 뭐든 할 것이란 말이다. 자칫하다가는 국가 자체가 기업에게 종속되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공룡기업들의 몸집 부풀리기는 막대한 부와 권력을 쥐고, 소득 불평등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자정작용은 일어난다고 낙관했다. 전쟁, 기아, 혁명을 통해 전복되고 미래가 위험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중재한다는 거다. 혹 지금이 그런 시기가 아닐까.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앓고 있는 시기, 미국과 일본, 이탈리아 정부를 전 세계가 지켜보았다.

 

 

저자는 GAFA에게 무료 대학 설립을 제안한다. 거대 IT 기업이 자국에 이익이 되는 정책을 추진할 국회의원을 선출해야 한다고 본다. 최근 중국은 IT기업 유치해 기술을 훔친 후 비슷한 회사를 설립하고 있다. 그리고 독자적인 검색 엔진과 소셜 미디어를 만들어 이익을 확보하고 있다. 비양심 행동에 유럽은 중국을 비난하지만, 데이터 유출을 위한 방어태세에 새롭게 돌입할 거란 예상이다. 이렇게 기술은 발전하고 세상을 이롭게 하며 함께 발전해야 하는 것이다.

 

 

중요 석학들이 말하는 인류의 미래를 저서보다 훨씬 간결하고 정리된 문체, 대화형 인터뷰 집으로 풀어내다 보니 벽돌책의 진입 장벽에 앞서 워밍업으로 읽기 좋다. 심층적인 내용은 저서에서 궁금증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독서력을 늘려가면 좋겠다. 특히 코로나19이후 세계 자본주의의 미래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앞으로 세계 경제는 많은 진통을 겪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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