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두 개, 너는 한 개
외르크 뮐레 지음, 임정희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가끔 아동용 책을 보면 굳어버린 생각을 유순하게 만들어 종종 찾는다. 아무리 열린 사고와 편협함을 버리려고 해도 좀처럼 혼자서는 어렵기 때문이다. 주위에서 '너 변했어', '너답지 않게 왜 그래'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듣는다면 주의 환기가 필요하다 하겠다. 그렇게 나도 사회도 답답해질 무렵 꽤 귀여운 그림책이지만 욕심을 내려놓는 이야기가 찾아왔다.

 

 

책은 독일 라이프치히 독서 나침반 수상상 외르크 뮐레의 우화다. 구성원은 둘인데 먹을 것이 세 개인 경우 더 먹고 싶은 욕심 앞에서 어떤 현명함으로 대처해야 할지 알려주고 있다. 아기자기한 그림체와 숲을 집처럼 꾸민 상상력이 재미있다.

 

 

"한 개는 내 것, 한 개는 네 거. 그리고 내가 한 개 더" 과연 누가 더 많은 버섯을 먹을 권리가 있을까. 책은 단순한 이야기를 통해 묵직한 주제를 던진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먹고 싶은 음식을 더 먹고 싶어 살이 찌고, 이미 가진 게 많지만 더 가지고 싶어 재산을 끌어모은다. 때문에 작게는 언쟁이 크게는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세상살이에 조금 멀리 떨어져 보길 권하고 있다.

 

 

결국 아웅다웅하는 사이 저 멀리서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여우가 나타나 '꿀꺽'. 이리 재고 저리 재던 사이 상황은 다른 이에게 빼앗겨버렸다. 누가 먼저고, 누가 더 필요하고, 누구에게 더 유리한가를 따지기 전에 반으로 나누거나 양보했으면 어떨까? 네 것, 내 것을 가르다가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는 어리석은 인간들을 향한 날 선 메시지다

 

 

 

숲속 길을 걷던 곰은 버섯 3개를 발견하고 신이 나서 집에 돌아온다. 족제비는 소금과 후추, 파슬리도 톡톡 뿌려서 맛있는 요리를 완성했다. 하지만 이내 싸움이 나고 만다. 덩치 큰 곰이 더 먹어야 한다는 둥, 요리를 한 건 나니까 족제비가 더 먹을 권리가 있다는 둥 티격태격 끝나지 않는다.

 

 

둘 사이의 끝나지 않은 다툼이 제3자가 끼어들면서 극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이제 곰과 족제비는 사이좋게 버섯 싸움을 종결지었다. 종종 부부 싸움을 예로 들면 둘만의 끝나지 않는 전쟁을 이어갈 때가 많다. 특히 집안에 둘만 있다면 계속해서 꼬투리 잡는 탓에 사소한 일이 이혼이란 위기로 커지기도 한다.

 

이럴 땐 새로운 바람이 필요하다. 누군가가 중재를 나선다거나 어렵다면 잠시만 떨어져 시간을 보내자. 곰과 족제비는 버섯 때문에 싸웠지만 딸기로 화해할 것이다. 하지만 음흉한 어른인 나는 딸기도 똑같이 싸우느라 남 좋은 일만 만들 거란 나쁜 예감이 들지 뭐냐. 뭐 눈엔 뭐만 보이나 보다. 인간은 늘 같은 문제로 싸우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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