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다이어트 - 뉴스 중독의 시대, 올바른 뉴스 소비법
롤프 도벨리 지음, 장윤경 옮김 / 갤리온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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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정보로 피로한 과잉 시대, 코로나19로 우리는 얼마나 많은 뉴스에 노출되었는가. 가짜뉴스,인포데믹(전염병의 잘못된 정보가 퍼져 오히려 혼란을 초래하는 현상)으로 하루가 다르게 불안하고 피로하다. 진짜 정보, 혹시나 놓치지 않았나 싶을 새로운 기사를 찾아 인터넷을 떠돌다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기도 한다.

 

 

 

 

저자는 칼리로만 줄일 게 아니라 당장 뉴스부터 끊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인터넷 뉴스는 물론, 확인되지 않은 지라시, 속보, 여기에는 SNS 피드와 이메일 구독 서비스도 포함이다. 최근 SNS 피드도 문제다 세상의 모든 콘텐츠를 알아야만 된다고 부추긴다. 나도 모르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하려던 원래 일은 저 멀리 멀어진지 오래. 원래 업무는 시작도 못한 채 뉴스만 몇 시간씩 파도타기 하고 있다. 나만의 이야기라고? 당신도 지금 그렇지 않은가?

 

 

 

 

고백하건대 나도 뉴스 중독자다. 아침에 일어나 핸드폰으로 새벽에 일어난 전 세계의 뉴스를 접한다. 물론 선택된 뉴스지만 개의치 않는다. 헤드라인을 꼼꼼히 살피고 마음에 드는 뉴스는 클릭해 정독한다. 또 다른 뉴스가 없는 끊임없이 새로 고침하게 되고, 파도 타고 다른 뉴스와 어느 연예인의 사생활까지 덤으로 알게 된다. 확인되지 않은 코로나 관련 뉴스로 의심과 공포만 얻었다. 게다가 주가는 떨어지고 세계 경제가 얼어붙을지 모른다는 미래학자의 경고에 움찔했다. 혹시라도 내가 놓친 소식이 없나 전전긍긍하게 되고, 미친 듯이 검색하기도 한다. 과연 이렇게 보낸 귀중한 아침 30분은 유익했던 걸까?

 

 

 

팔리는 상품이 된 뉴스, 당신은 이미 VVIP

 

 

 

뉴스는 350년 전 태어났다. 1650년 라이프치히에서 일간신문 <아인콤멘테 차이통>이 나온 뒤 일간지가 유럽 전역에 퍼졌으며, 현재까지 장사의 수단이 되고 있다. 왜냐고? 발행인들은 독자의 흥미와 관심을 부추겨 신문 구매, 구독, 클릭을 유도하니까. '보도할 가치가 있다'라는 고유의 전형은 아직까지도 변하지 않고 있다. 과연 그 가치는 누가 정하고 만들어 내는 걸까? 바로 기자, 혹은 편집자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편집자가 더 가깝다 할 수 있다. 취재 후 기사를 아무리 열심히 작성한 들 편집자의 선택에서 밀리면 보도되지 않고 사장되기도 한다. 혼자만의 기사는 휘발될 가능성이 크다. 기자의 SNS나 블로그에 올린다고 해서 누가 알아줄까. 그저 블로그에 끄적인 신빙성 없는 글이 될 뿐. 누구도 읽어주지 않고 사장될 것이다. 편집자는 뉴스가 독자에게 꼭 필요한 뉴스, 알려야 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지 않을 때가 많다. (다 그런 것은 아니라고 믿고 싶다) 문제는 팔리는데 얼마나 기여하느냐다. 오늘날 언론은 광고 수익에 의존해야 하는 회사가 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디지털 뉴스가 보편화되기 전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신문 사은품이 기승을 부리던 때가 있었다. 자전거, 장난감, 가전 용품 등 현물과 상품권, 현금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신문을 구독하는 것인지 사은품을 받기 위해 구독하는지 헷갈릴 정도의 과도한 제살 파먹기 전쟁이 벌어졌었다. 하지만 디지털 신문으로 옮겨지면서 이제는 온라인이라는 끝없는 전쟁터에서 싸우고 있다.

 

 

클릭을 유도하기 위한 자극적이고 원색적인 제목이 난무했다. '충격', '속보'이런 타이틀을 띄우고 시작하는 뉴스가 많아졌고 더 많이 소비되었다. 팩트체크나 심층보도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른 언론사 보다 먼저 전해야 한다는 속도 경쟁은 혹시라도 가짜 뉴스로 밝혀지더라도 정정 보도를 낼 뿐이다. 때로는 후속 기사, 정정보도조차도 소홀히 하는 언론사도 늘어나고 있다.

 

 

뉴스는 자극적이고 원색적은 짧은 글을 제공하기에 긴 글에 피로감을 느끼며 집중력도 사라진다. 현대인이라면 멀티태스킹은 기본이라고 생각하는가. 뇌는 동시에 여러 일을 하는데 소질이 없다. 멀티태스킹 중이라는 착각, 세계 시민에 속해 있다는 안도감은 뉴스를 팔기 위한 환상일 뿐이다. 단조로운 뉴스로는 세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그저 수많은 팩트만 소비할 뿐이다.

 

 

실제로 뉴스는 당신 개인의 삶과 별로 가깝지 않다. 뉴스가 보도하지 않는 소식이 오히려 내 삶과 밀접하다. 매체들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뉴스를 마치 굉장히 중요한 듯 포장한다. 홈쇼핑 방송처럼, 보고 있으면 내게 필요한 물건처럼 느껴지고 구매 버튼을 누르고 마는 것이다.

 

 

사람들은 새로운 정보에 길들여질 뿐 그 이후에 벌어질 일들은 신경 쓰지 않는다. 틀렸다고 해도 알려고 하지 않고, 정말 사실인지 의심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그렇게 뉴스는 현대인을 중독으로 내몰아갔다. 뉴스를 만드는 언론은 팔리는 물건을 찍어내기 바쁜 공장이 되어가고 있다.

 

 

 

뉴스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2010년부터 뉴스를 완전히 끊었다. 오염된 뉴스, 몸에 해로운 뉴스를 접하지 않을 권리를 실천하고 있다. 뉴스를 식재료로 뉴스를 만드는 공장을 언론사로 보고, 그들이 뉴스라고(제품) 정한 글을 받아먹기만 하는 대중(소비자)는 건강하지 못한 식재료(기사) 때문에 병을 키운다. 뉴스는 실패했고 당신은 어쩌면 환상을 팔고 있는 뉴스 생산자의 노예 일지 모른다.

 

 

뉴스의 중요성은 개인이 결정할 문제지만. 매체가 정한 것을 중요하다 판단하는 수동적인 자세에 길들여져 자기 생각을 갖지 못한다. 현실에서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지 잊게 되고, 맥락을 잘못 짚는다. 부적절한 행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며 뉴스를 근거로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뉴스를 소비하면 뇌가 짧은 정보를 훑어보며 멀티태스킹에 능한 쪽으로 단련되는 반면 긴 텍스트와 깊이 있는 사고를 다루는 신경 회로들은 위축된다. 별다른 피로감 없이 장문의 기사와 책을 읽고 싶다면 지근 당장 뉴스 소비를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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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험에서 벗어나려면 뉴스를 당장 끊어라. 한 달까지는 힘들 것이다. 나만 도태되는 느낌, 정보 불이익이 걱정될 것이다. 하지만 그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해 볼까. 나에게 투자할 시간을 늘리자. 오히려 당신의 영혼을 살찌울 수 있다. 사색, 산책, 독서, 타인과 정보를 나누고 의견을 교환하면 효율적인 하루를 보낼 수 있다.

 

 

다양한 입장에서 볼 수 있는 통찰력과 깊은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읽을 만한 글인지 가치 판단은 언제나 당신의 몫이다. 짧고 가벼운 뉴스, 한 입 거리 기사 보다 긴 글, 통계치, 철두철미한 조사 심층적 분석이 포함된 칼럼, 잡지, 책을 읽을 것을 권한다. 영화 관람 후 감상을 적어 본다든지, 함께 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눠 보는 것도 좋다.

 

 

당신이 접하는 모든 뉴스는 과연 정말 필요한 소식일까? 우리는 안타깝게도 전혀 관련 없고 실용성도 없는 뉴스들로 두려워하고 움직이며 괜한 것을 사고 시간을 빼앗긴다. 요즘 같은 대혼란 시대에 뉴스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이라면, 사회적 거리 두기로 확찐자가 되어가고 있다면. 살과의 전쟁에 앞서 뉴스 중독, 뉴스 다이어트도 필요하다.

 

 

미국의 여론조사 시관인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하루 평균 뉴스 소비 시간은 약 60분에서 96분 사이다. 하루 평균 습득하는 뉴스의 개수는 60개 정도다. 당신의 소중한 인생을 당신을 위한 시간으로 만들어 보아라. 단순한 팩트라 불리는 사실들은 우리의 깊고 넓은 생각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사실이 넘쳐나 생각은 틀 안에 고정된다. 뉴스를 소비하면 세상을 알고 이해한다는 환상에 빠질 뿐 자기 생각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당장 끊을 수 없다면 전진적으로 줄여 보자. 하루 인터넷 뉴스, SNS 피드 시간을 20분으로 제한하거나. 집에 오면 핸드폰은 끈다든지, 하루에 책을 몇 쪽, 몇 분으로 정해 읽어본다든지 자신만의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뉴스를 완전히 멀리할 수 없다. 올바른 뉴스 소비, 당신이 소비자 겸 생산자가 될 수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라. 항상 뉴스에서 말하지 않는 이면에 귀 기울이고 의심해 보는 행동도 멈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부, 사회, 언론은 시민 개개인이 견제하고 의문을 품을 때 서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어느 한쪽으로 쏠릴 때 민주주의는 균열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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