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람쥐의 위로
톤 텔레헨 지음, 김소라 그림, 정유정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3월
평점 :

아기자기하고 예쁜 그림의 동화 소설이지만 촌철살인 정곡을 찌르는 듣기 좋은 말만 하지 않는 다람쥐. 주인공 다람쥐는 숲속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고민 해결사다. 책을 통해 우리는 고민을 해결해 주는 게 '말'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누군가의 고민을 그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수 있음을 다람쥐의 행동으로 톺아 볼 수 있다.
《고슴도치의 소원》, 《코끼리의 마음》의 저자 '톤 텔레헨'의 신작이다. 그는 네덜란드의 의사이자 소설가로 딸을 위해 동화를 들려주려다가 동화 작가로 데뷔한 할아버지다. "옛날 옛적에 말이야.."라며 할머니 할아버지가 들여주던 이야기를 듣는 듯한 포근한 감성이 포인트다.
너도 넘어져 본 적 있니?
응, 꽤 자주. 다들 넘어지니까 괜찮아.
아차, 들어보니 내 마음의 거울처럼 비추고 있었다. 자꾸만 넘어지는(실패하는) 데 어째야 할지, 괜히 울적해지고 의기소침 해지는 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외롭고 슬플 때 혼자이고 싶지 않을 때, 이런저런 통증으로 고통스러울 때 등등 귀여운 다람쥐는 그때가 혜안을 꺼내 준다.
고민만 한다고 일이 해결되지 않더라. 다람쥐처럼 타인의 고민을 잘 들어주되, 위로할 자신이 없다면 그저 듣기만 하는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요즘같이 무기력해지고 의기소침해지는 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오직 나만을 위로해 줄 사람이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책은 그런 존재다. 언제 어디서 펼치더라도 그때마다 다른 방법으로 위로해 준다.
날씨는 좋은 주말이다! 야외활동하기도 그지없다. 서로를 조심하면서 간단하게 산책해보는 건 어떨까, 평일 내내 모아두었던 고민을 털어내는 주말 산책과 책 한 권의 위로. 몸과 마음을 단단히 할 수 있는 지금으로 최선의 방법이다. 자존감, 자신감은 최고의 면역력이다. 우리 모두 마음속에 다람쥐 한 마리를 들어놓아보자. 바닥으로 떨어진 자존감을 키우는 일은 살면서 두고두고 해야 할 면역력 높이는 일이란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