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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생에서 중요한 것만 남기기로 했다 - 단순한 삶이 불러온 극적인 변화
에리카 라인 지음, 이미숙 옮김 / 갤리온 / 2020년 3월
평점 :
봄을 맞아 안 쓰는 물건을 버리고 청소하는 집이 많아졌다. 나한테 이런 물건까지 있었나 생각하다 보면 지금까지 쇼핑한 시간과 돈이 아깝기만 하다. 그렇게 한가득 안 쓰는 물건을 쌓아두면 또 고민이 시작된다. 이거 언젠가는 쓸 것 같고, 유행이 돌아올 것만 같고, 어렵게 산 물건이라 쓰지도 않을 거면서 버리지 못하는 거다. 왜 이런 일들을 매번 반복하고는 걸까?
우리는 살면서 겪는 여러 가지 우울하고 짜증 나는 일들을 쇼핑으로 해소하기도 한다. 물건을 살 때 합당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며 합리화한다. 흔히 쇼핑할 때는 단기적인 쾌감인 도파민이 흘러나오는데 이때 즐거움이 동반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이다. 게다가 홈쇼핑이나 광고들은 지금 아니면 안 된다는 유혹을 시작한다. 인스타그램에서 본 인플루언서를 따라 하고 싶은 마음도 살짝 든다. 다들 있는데 나만 없다는 상실감까지 더해지면 물건을 사지 않을 수 없다.
미니멀리스트의 렌즈를 통해 내 삶을 바라보기 시작하면서 집을 넓히고 싶다는 소망을 조금씩 버렸다. 집이 넓으면 청소할 것이 많아진다. 더 이상 액자와 예술 작품으로 벽을 채우지 않는다. 단순할수록 더 아름답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내가 어떻게 보일지에 점차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자 이전보다 만족감과 자신감이 더 커졌다.
미니멀리즘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사고방식이다. 단순하게 산다는 것은 물건과 생각 이 두 가지가 같은 선상에서 정리될 때 가장 이상적이다. 20대 때 화제 경보기 검침 일을 하며 돌아다녔던 집을 떠올리며 물건, 일정, 결심, 정신적인 부담에 짓눌려 오히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걸림돌을 제거하자고 다짐했다.
저자는 미니멀리스트의 삶은 현상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꾸준히 연습하면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있다는 것. 물건으로 단기적이고 반복적인 실수를 하지 말고 기분 좋은 생각으로 스스로 바꿀 수 있음을 증명해보자는 거다. 자 어떻게? 책 속에 답이 있다.
나는 중요하지 않은 결정을 내리고 결국은 중요하지 않을 물건을 사느라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지 깨달았다.
미니멀리즘은 물건과 생각이 함께 갈 때 비로소 시작한다고 할 수 있다. 생각도 함께 정리하면 참 좋을 텐데, 물건처럼 생각은 쉽게 정리하기도 버리기도 어렵다. 저자 에리카 라인은 세 아이의 엄마이자 워킹맘으로 절실히 단순함에 이끌리게 된다. 너무 많은 통화, 이메일, SNS, 일감, 잘 모르는 사람들과의 관계 등 세상을 살면서 복잡함에 몸서리치게 된다. 에너지를 빼앗기는 것은 물론이요. 시간과 육체까지 고갈된다.
막상 물건을 정리하려고 해도 엄두가 안날 수 있다.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해방감과 만족감이 크다. 타이머를 맞추고 10분간만 정리해보는 거다. 다 마치지 못해도 죄책감을 갖지 말 것! 그동안의 성과만 심사하는 거다. 그리고 쓰레기봉투가 가득 차는 포만감을 만끽해보자. 쓰레기통에 들어간 물건은 다시 꺼내지 않는다는 방침을 유념한다. 그리고 너무 열심히 사력을 다해 하지도 않는다. 꾸준함이 필요하다. 한 번에 한 구역 씩 해야 자기 페이스를 찾고, 지치지 않는다. 하나가 들어오면 하나가 나간다는 공식 잊지 말자.
특히 옷 버리는 게 어려운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언제가 입을 것 같아서란 대답과 함께 버리지 못한다면 안 입는 옷의 옷걸이를 반대 방향으로 두는 거다. 두 달 후 옷장을 열었을 때 그대로인 옷걸이는 반드시 버리는 거다. 지금 안 입으면 여전히 안 입을 확률이 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