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가 어른을 만든다 - 당연한 일을 당연히 해내는 어른의 교양과 논리, 품격 있는 대응법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윤경 옮김 / 하빌리스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전 어른들은 어딘가 언짢아 보이고 무게 잡는 이미지가 있었다. 예전 문화대로라면 불편한 기색을 내보일 때 주위에서 배려해 줄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무게 잡거나 위압적인 어른은 요즘 시대와 맞지 않는다. 언짢은 표정을 짓고 있는 것만으로도 직장의 분위기를 가라앉히며 뭔가 못마땅해하는 태도 자체가 일종의 권력형 갑질로 이어질 수 있다.

p9

 

일본 대학생들의 살아 있는 멘토 사이토 다카시가 이번엔 어른들을 위한 자기계발서를 냈다. 어른 아이라고 자부하는 몸만 컸지 정신은 그대로인 어른이의 사회생활을 위해 썼다. 어른스럽게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대처법과 처세술 40가지를 소개한다. 사회 초년생부터 멋진 어른이 되고 싶은 직장인, 사회인 모두에게 필요한 책이다.

 

나이가 든다고 다 어른이 되는 건 아니다. 내 의지대로 나이를 먹지 않았건만 어디서 '어른답게 좀 굴 수 없어?'라는 말을 들으면 왠지 서글프다. 누가 어른이 되고 싶어서 된 건가. 나도 사실 서럽다. 그래서 가끔 어른스럽다는 게 뭔지 궁금할 때가 있다. 누가 어른의 정의를 정해주었으면 좋겠다. 어른스러운 행동은 무엇일까. 편하고 자유롭게 아이처럼 행동하고 싶은데 말이다.

 

어른은 어깨의 힘을 뺀다. 학교나 직장에서 당신을 따라 하며 불쾌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영화나 드라마였으면 주인공에게 흔히 일어나는 일이겠지만 실제는 다르다. 당신의 결점을 콕 집어 희화화한다고 생각해 부끄럽고 짜증 난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꿔 보면 어떨까. 남이 흉내는 낸다는 것은 개성이 뚜렷하다는 말이고 그만큼 존재감이 크단 소리다. 인기인이나 연예인을 유독 모사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도 그렇다. 다만 내가 싫어하는 데 자꾸만 유난스럽게 흉내 낸다면 오히려 한술 더 떠 과장해 보는 건 어떨까. 사이토 다카시는 당신은 놀림감의 대상이 아니며 존재감이 있기에 흉내를 내는 거라며, 유명 연예인처럼 넓은 마음으로 받아들일 것을 조언한다.

 

책 속에서 생활 속에서 겪는 다양한 예시가 소개되어 있다. 불쾌한 말을 들었거나 상대방이 갑자기 약속을 취소했거나 결혼은 왜 안하냐와 애는 왜 안 낳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돌아가고 싶은데 회식을 권유받을 때 등등. 어른들의 세계는 싫어도 싫은 티 좋아도 좋은 티를 내지 못해 난감하다. 사회적으로 지켜야 할 선과 의무가 있고 도리라는 것도 있다. 복잡하고 머리 아프지만 지키지 않았을 경우 관계가 단절되거나 조직 내에서 따돌림을 받기도 하고, 사회적인 비난도 면치 못한다. 그때마다 사이토 다카시는 어른이라면 이렇게 하면 어떻지 자신만의 관점으로 조언하고 있다.

 

특히 직장 생활에서 상사, 후배 등에게 때에 따라 어떻게 해야 할지 임기응변이 수록되어 있다. 낯간지러운 충고부터 스리슬쩍 흘려 버리는 대답, 물레 술 탄 듯 술에 물 탄 듯 넘어버리는 상황 등. 처세술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어른의 대응력이 궁금한 사람들에게 유용하다.

 

'어른의 대응'편에서는 챕터의 서머리가 되어 있어 읽는 재미가 있다. 영화 <킹스맨>애서는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다. 그렇게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과 실패를 해봐야겠지만 그 과정에서 피해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은 하지 않게 될 것이다. 사이토 다카시가 만드는 일본의 젊은 품격은 나이가 들어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