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관계의 법칙 인간 법칙 3부작
로버트 그린 지음, 강미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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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은 권력이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상대방에게 내가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확인하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며 살아간다. 권력을 좋아하는 한 인간은 결코 유혹의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외모의 매력은 금방 식는다. 유혹의 힘은 내면 그러니까 얼마나 심리게임에 능하냐에 달려있다.

 

따라서 이 책을 읽는 사람의 목적은 명확하다. 인간 관계 법칙을 욕망으로 풀어냈다. 인간 관계의 법칙이라 쓰고 상대의 마음을 장악하는 유혹이라 부른다. 친구, 직장, 연인 등등 관계에서 매력적이고 설득력 있는 인싸가 되고 싶다는 것. 매력적인 유혹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유용한 책이다.

 

관계를 주도하기 위한 9가지 유형이 흥미롭다. 관계가 주도자의 예시를 들어주고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한 자질에 대한 설명이 흥미롭다. 인간관계에서는 금기, 터부 위험한 것, 약한 것을 동경하는 성향이 있다. 이를 이용하면 관계의 우의에 설 수 있다.

 

먼저 세이렌이다. 사회적인 역할과 모습에 억눌린 남성에게 강한 해방감을 주는 유혹자다. 실제로 클레오 파트라가 유명하며 남성의 욕망을 자극해 지배하는 존재다. 

 

두 번째는 레이크(The rake)다. 레이크는 여성이 원하는 환상의 유혹자다. 억눌린 욕구를 해방시키는 정열가로 옴므파탈의 상징이다. 어둡고 억압된 욕구를 건드린 사람으로 유명한 상징은 돈 후안이라는 전설적인 바람둥이다. 여성편력이 심했던 피카소나 시인 바이런도 있다. 레이크는 사회가 여성에게 허락하지 않는 통념을 제공한다. 결혼과 동시의 남편의 소유 갇힌 인생을 살았던 여성들에게 자신에게 전폭적인 관심을 기울여 줄 환상의 남성이다. 때문에 레이크는 외모보다는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분위기, 언변 등에 능해야 한다.

 

세 번째는 아이디얼 러버(The ideal lover)다. 낭만, 모험, 정신적인 교감을 원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만족시켜 준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유혹자를 카사노바다. 정치가 역시 이런 방법으로 막강한 지지를 얻을 수 있다. 대표적인 인물은 케네디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모험 정신에 다시 불을 지핀 것이 평화봉사단이고 위대한 국가라는 이상을 통해 애국심을 고취 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정치가는 과거 역사를 파헤쳐 잃어버렸거나 억눌린 이상을 찾아 그것을 새롭게 제시할 때 대중을 유혹할 수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선거철에 정치인의 공약을 자세히 살펴보라. 따라서 아이디얼 러버가 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잘 관찰해 갈구하는 것을 파악해야 한다. 상대방이 원하는 모습으로 자신을 변신시키는 능력도 능수능란해야 한다. 항상 환상을 심어주어야 하며 그게 깨질 때 인기도 시들해진다. 꼭 아이돌이나 연예인 같다.

 

 

영화 <네 기수의 묵시록> 스틸컷, 루돌프 발렌티노

 

 

댄디는 희귀하면서도 아름다운 꽃과 같다. 댄디는 사람들에게 충격을 줄 수 있을 만큼 아름답고 신선한 태도를 지니고 있어야 하며 통속적이어서도 안 된다. 현실을 비웃으며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해야 하고,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대해 완전히 초연해야 한다.

p57

 

네 번째는 추종자를 불러 모으는 중성의 마력을 지닌 댄디(The dany)다. 사람들은 대부분 세상이 기대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려 하지만 버거울 때가 많다. 이때 댄디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모습으로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유혹적인 존재다. 한 가지 유형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여성과 남성의 특징을 넘나들며 자신만의 독특함을 만들어 간다. 무성영화 시대를 풍미했던 루돌프 발렌티노는 중성적인 매력으로 사랑을 받았다. 남성적인 것과 여성적인 것이 혼합되어 있는 살로메의 모습은 뭇남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남성적인 여성 댄디가 제공하는 금지된 쾌락을 거부할 남성은 거의 없었다. 터부시하는 동성애를 하는 듯한 착각까지 빠지게 하기도 했다. 댄디는 외모뿐만 아니라 자신의 환경을 꾸미거나 먹고 마시는 격조도 잊지 않는다. 때문에 팬덤 형성은 기본이고 남이 뭐라 하든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 앤디 워홀이나 오스카 와일드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다섯 번째는 내추럴이다. 어린아이의 특성을 보여주는 연약하며 가식 없고 솔직한 타입이다. 성인이 되어서도 어린아이의 특성을 그대로 가진 유혹자를 말한다. 저자는 어린아이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순진하지 않다고 말하는데 부모에게 아양을 떨거나 애처로운 눈빛으로 원하는 것을 얻어낸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내추럴의 자연스러운 매력 앞에서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마음의 빗장을 열고 저항할 수 없게 된다. 대표적인 인물은 찰리 채플린이다. 어린아이같이 연약한 외모와 천진한 표정은 잃어버린 세상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영화 <팩토리걸>의 앤디 워홀(가이 피어스)

유혹이란 사람들을 끌어들여 소유하고 싶다는 욕망을 갖게 만드는 과정이다. 인간은 진공 상태를 싫어하는 본성이 있다. 감정적인 거리감이나 침묵을 못 견뎌 한다. 그래서 그 빈 공간을 말과 열정으로 채우려 한다. 워홀처럼 뒤로 한걸음 물러서면 사람들은 스스로 다가오게 되어 있다.

p72

 

 

                            

여섯 번째는 코케트(The coquette)다. 밀당의 귀재라고 할 수 있으며 나르시시즘에 빠진 자기만족형 유형이다. 상대가 완전히 걸려들 때 가지 기다리고 줄 것처럼 그러다가 빼앗아가고, 부드럽고 너그럽다가도 냉정해지는 타입이다. 적극적으로 유혹하기보다는 마음을 주는 척하다가 뒤로 물러서는 타이밍의 귀재다. 뜨거웠다가 차가웠다가를 반복하는 코케트의 매력을 가졌다면 상대의 애간장을 녹일 수 있다. 대표적인 인물을 앤디 워홀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모순된 감정으로 괴로웠다. 타인의 사랑을 받기 위해 적극적일수록 효과가 없자. 본래의 소극적인 모습으로 돌아갔고 그런 모습에 열광했다.

 

세상은 자신을 내세우려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 속에서 반대의 성향을 가진다면 주목받기 충분하다. 코케트의 냉소적인 침묵은 오히려 말 걸고 싶은 호기심을 부추긴다. 자신을 드러내다가 갑자기 종적을 감추어 신비주의를 풍기고 코케트 전술은 집단을 상대로 할 때 효과적이다. 이때 감정적 물리적 거리를 두는 게 중요하다. 어쩌면 사이비 종교인의 형태가 코케트 유형이 아닐까 생각했다. 신천지 이만희처럼 말이다.

 

일곱 번째는 차머(The charme)다. 차머는 즐겁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자기 자신보다 상대방의 마음과 고통을 이해하고 기분을 맞춘다. 결코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차머는 사람들의 약점, 허영심과 자긍심을 겨냥해 유혹하는 유형이다. 장제스 앞에서 자신을 낮춘 저우언라이가 대표적이다. 차머는 상대방의 관심을 사로잡는 행동을 통해 그들을 매료시킨다. 때에 따라 움츠릴 때와 일어설 때를 의지에 따라 완벽하게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여덟 번째는 카리스마 유형이다. 카리스마의 특징은 대다수 사람에게 결여된 자신감, 성적 에너지, 뚜렷한 목적의식, 충만한 만족감이다. 때문에 대중문화의 오랜 인기 캐릭터이자 탁월한 존재로 비친다. 잘 알려 있지만 대중을 이끄는 놀라운 흡입력을 갖추었다. 말콤 엑스가 유명한 타입이다. 몸짓과 목소리에 담긴 감정을 실어 나르는 전달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사람들이 말하고 싶지만 말하지 못한 무엇을 대신 말해 줄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카리스마의 어원은 종교에서 기원했다. 신의 은총으로 받은 은사, 또는 재능을 의미하는데 신의 은총을 기적적으로 나타내는 능력자를 카리스마로 부르기 시작했다.

 

 

 

아홉 번째는 스타다. 대중이 환상과 꿈을 좇고 도피하고 싶어 한다는 점을 제대로 파고드는 사람이다. 빼어난 용모와 스타일 대중을 사로잡는 매력까지 신비롭고 화려한 결정체다. 우리 주변에 수많은 스타들을 예로 들 수 있다. 할리우드 방식을 따른 케네디는 누구를 대하든 매혹적인 태도를 유지하려고 애썼다. 제임스 딘, 게리 쿠퍼 같은 배우들의 분위기와 표정을 모방하기도 했다. 인종, 성, 신분, 종교, 정치 등 전방위적인 인기를 얻으려면 신화적인 인물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외모 연구부터 실행되어야 하면 초연한 태도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행동도 개발해야 한다. 사람들은 신화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때문에 자신을 위대한 드라마 영웅으로 부각시킬 주 알아야 한다. 닮고 싶은 대상을 무의식적으로 따라 하는 '내적 투사'가 진행돼야 스타가 될 수 있다.

 

책에 서술된 아홉 가지 유형을 시의적절하게 이용하면 인싸되는 건 시간문제겠다. 그렇게 파트 1에서 이론을 배웠으면 파트 2에서 이론을 바탕으로 관계를 주도하는 24가지 전략을 소개한다. 이 책 구성 기막히다. 전반부는 이론 설명 후반부는 전략 구성 이제 책에서 배운 대로 실전에 투입하면 된다. 과연 내가 잘 적용할 수 있을지 실험해보고 싶을 지경이다.

 

그냥 독서했을 뿐인데 인간으로서 세상을 살아가는 귀중한 팁을 얻은 것 같다. 사랑을 얻기 위해 상대의 마음을 흔들거나 선거를 위해 표심을 잡고, 상사나 후배, 사장님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도 꼭 필요해 보인다. 게다가 재미있고 흥미롭다. 할리우드에서 스토리 작가로 활동해서인지 글이 깔끔하고 가독성도 있다. 마치 가십거리가 가득한 잡지를 읽는 듯했다. 상대방의 마음을 훔치기 위한 심리전의 기술이 책 한 권에 모두 녹아들어 있다.

 

끝으로 로버트 그린의 3부작으로 알려진 《권력의 법칙》, 《전쟁의 기술》, 《유혹의 기술》도 곧 읽어볼 예정이다. 이 책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정말 정말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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