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할 때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 - 욕망과 결핍, 상처와 치유에 관한 불륜의 심리학
에스터 페렐 지음, 김하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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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친밀한 관계에 대한 두려움과 지루함 때문에 바람피우고,

여자는 친밀한 관계에 대한 갈망과 외로움 때문에 바람을 피운다.

p.24

저자는 심리치료사이자 작가, 트레이너, 강연자로 30년 가까이 커플들의 복합한 사랑과 욕망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고상하고 은유적인 제목과 달리 '불륜'을 주제로 쓰여있다. 결혼을 한 후 육체적인 접촉과 정신적인 교감 모두 외도로 보는 독특한 접근이 눈에 들어온다.

 

과연 불륜의 정의는 무엇일까? 삽입만으로 불륜이라 말할 수 있을까? 감정적인 외도도 불륜으로 인정해야 할까? 책은 여러 담론을 던진다. 연애 관계보다 결혼이란 제도로 얽힌 관계가 더 이해갈 것이다. 모순적이도 결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바람을 피우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상대방의 관심 끌기 일 수도 있고, 관계의 끝을 알리는 전조증상일 수 있다. 배신이기도 하며 갈망과 상실이기도 하다.

 

에우피리데스, 오비디우스, 윌리엄 셰익스피어, 레프 톨스토이, 마르셀 푸르스트, 귀스타브 플로베르, 스탕달, D.H, 로런스, 제인 오스틴, 브론테 자매, 마거릿 애트우드. 셀 수 없이 많은 문학의 거장이 불륜이라는 주제를 깊이 파고들었다.

p.141

외도는 성관계 보다 욕망에 관한 문제일 때가 많다. 누군가가 나를 욕망해주길, 특별한 존재로 느껴주길, 시선 받기를 갈망하고, 주목받길 원한다.

 

외도를 구성하는 세 요소는 비밀, 성적인 마력, 감정의 개입이라 저자는 정의한다. 외도와 비밀은 떼려야 뗄 수 없기 때문에 책은 비밀을 품은 폭탄과도 같다. 저자가 그동안 상담한 다양한 루트의 사레를 모아 책을 펼쳐 냈고, 그래서인지 사실적이고 공감 가는 내용이 많다. 디지털 시대에 외도는 본인의 의도와는 다르게 100% 걸릴 수밖에 없다고 할 수 있다. 세상에 완벽한 외도란 없다.

 

전 세계적으로 불륜은 좋다 나쁘다, 찬성이냐 반대냐의 두 의견으로 나뉜다. 이꼴 중간이 없다. 금기와 낙인, 사기꾼, 거짓말쟁이, 바람둥이, 배신자 등등 바람피운 상대를 나쁘게 묘사한다. 특히 기독교적으로 불륜은 죄악이고, 범죄기도 하다. 선을 넘은 사랑은 둘과 셋 이야기가 아닌, 인간관계 전체를 옭아매기도 한다.

 

《우리가 사랑할 때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은 외도를 막고자 하는 지침서나 극복하기 위한 치유서도 아니다. 상대가 바람을 피우고 있거나 위기에 놓여 있다면 참고할만한 책으로 적당하다고 말하고 있다. 상대방의 불륜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과 일부일처제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불륜을 그냥 나쁘다고만 비판할 게 아니라 어떻게 일어나고 어떤 상처와 치유하기 위한 노력들이 있는지 다수의 경험을 들어보며 대리 경험하는 책이다. 금지된 욕망을 토대로 다양한 현대인의 관계를 알아볼 수 있다. 다분히 심리학적, 인문사회학적 관점에서 다루고 있어 마치 논문을 읽는 듯하면서도 '사랑과 전쟁'의 텍스트판을 보는 듯하기도 하다. 미혼자보다는 기혼자가 보면 훨씬 공감 가는 내용이 많다. 신혼보다는 결혼 3년 차 이상부터 권한다. 상대방과 나의 심리를 알아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역시나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인지 말의 의미를 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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