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후지사키 사오리 지음, 이소담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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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악마의 미소를 지으며 다가와 이렇게 말한다.

“나는 너를 쌍둥이처럼 생각해”라고.

마치 ‘어이, 나의 형제. 이해하지?’라는 뉘앙스로.

나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쌍둥이》는 제158회 나오키상 후보에 오르며 화제를 낳았다. 서로 쌍둥이처럼 닮은 듯 닮지 않은 나쓰코와 쓰키시마 두 인물의 성장 소설이다. 밴드 'SEKAI NO OWARI'의 '후지사키 사오리'의 믿을 수 없는 데뷔작이다. 여중생 나쓰코는 마치 사오리의 자전적인 캐릭터가 아닌지 의심하리만큼 감정이입하기 쉬웠다.

 

둘은 친구이자 닮고 싶은 영원의 소울메이트로 진한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왕따나 우울증으로 힘들어하고, 자퇴와 유학 실패, 정신병원 입원 등 충격적인 사건이 연이어 벌어진다. 방황도 잠시 밴드를 결성하게 된다. 음악을 위해 다른 이의 삶을 잠식하고 빼앗는 일, 일거수일투족 개입하며 위기를 만드는 쓰키시마는 '나를 망치기 위해 온 구원자'란 영화 속 대사가 생각난다. 예민한 사춘기를 함께 보낸 둘은 염세적인 분위기까지 닮아간다.

 

제멋대로 행동하는 쓰키시마, 마음의 상처 주는 말도 서슴지 않고 내뱉는 그 녀석을 사랑하고 있는 나쓰코 '쌍둥이처럼'이란 만능키가 좋으면서도 싫다. 나쓰코 한쪽의 헌신과 사랑이 가슴 아프지만 나쁜 쪽에서 묘하게 끌리는 심정을 이해할 것도 같다. 하지만 현실에 이런 사람이 있으면 생각만 해도 진저리 난다. 삶을 그대로 잠식당할 것 같은 분위기는 가까이해서는 안되는 인간 유영 중 하나다.

 

뮤지션이 쓴 책이라 그런지 감성적이고 극단적인 상황이 연이어 벌어진다. 얼마 전 읽은 악동뮤지션의 이찬혁군의 소설과 비교된다. 제약 없는 지면에서 마음껏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예술가의 무대가 음악에서 지면으로 옮겨 온 듯 자유로운 영원의 날개를 펼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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