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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 간 클래식
김태용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19년 10월
평점 :

영화를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핸드폰 플레이리스트는 OST다. 누가 내 플레이리스트를 듣는다면 하면 웃을 것만 같다. 이 사람
뭐지?라고 말이다.
영화는 시각의 매체다. 하지만 무서운 영화를 볼 때 음소거 해본 적 있나? 굉장히 웃기는 현상이 벌어진다. 무섭기는커녕
재미있거나 우스꽝스럽다. 그만큼 소리의 몫도 빼놓을 수 없다는 거다. 무언가가 나올 것만 같은 공포감이 조성될 때, 현악기의 찢어질 것 같은
소리로 표현한다. 주인공의 심리 변화, 상황의 급변도 음악으로 주도할 수 있다. 때문에 영화음악은 우리가 잘 모르는 새 당신 곁에 다가와 있다.
한 편의 영화를 감동 깊게 봤다면 그에 쓰인 영화음악까지 가슴속에 저장한 것이나 다름없다.
책은 서양음악사 저술가 겸 클래식 음악 칼럼니스트 김태용 저자가 쓴 22편의 영화와 다양한 클래식을 담았다. 지금이야 컴퓨터로
OST를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고전 영화는 물론이거니와 컴퓨터가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전까지는 클래식 음악을 직접 연주해
삽입했다.

"영화음악은 단순히 영화의 분위기만을 암시하는 것이 아니다.
영화에서 잠깐 흘러가는 음악일지라도 그 쓰임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면 새로운 감흥을 느낄 수 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영화
<얼라이드>다. " P257
봤던 영화에서는 '저 장면에 저런 음악이 쓰였었나?'라는 물음표가, 보지 않았던 영화에서는 '저 장면을 유념해서 다음에
봐야겠네'라는 느낌표가 떠오른다. 장르 불문, 시대 불문 다양한 영화에서 클래식을 적재적소에 사용했다.
실화에 기반한 영화 속 클래식, 상상력을 자극하는 영화 속 클래식, 히어로가 등장하는 영화 속 클래식, 드라마틱 한 영화 속
클래식 등 4 섹션으로 나누어 설명했다. 머리말에 소개된 <기생충>의 바로크 음악 스타일을 모방한 정재일 음악감독의 천재성에 대한
감탄은 동의하는 바이다. 그는 봉준호 감독뿐만 아닌, 다양한 영화의 OST를 작곡한 사람이다.
때문에 책은 저자의 지극히 주관적인 22편의 선택받은 영화들이지만, 필자가 봤을 때도 영화의 완성도나 대중적인 재미, 음악의
쓰임도 탁월했던 영화다. 단순히 클래식 음악을 영화 중심으로 소개하는 것보다 고상하고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는 클래식을 우리 곁에 가장 가까운
예술 영역인 영화에서 찾아본다는 흥미로운 접점을 구할 수 있다.
오랜만에 좋아하는 영화를 한 번 더 볼 이유가 생겼다. 영화 음악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진 큐레이션 된 영화를 마음속에 저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