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녀 이야기 그래픽 노블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르네 놀트 그림, 진서희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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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녀 이야기》는 마거릿 애트우드가 1985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근래 미국 드라마 [핸드메이즈 테일] 시즌 4지 옮겨졌으며, 최근 원작 소설의 울림과 드라마의 시각성을 재해석해 그래픽 노블로 완성되었다. 마거릿 애트우드는 《증언들》로 올해 부커상을 수상하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래픽 노블은 소설의 이야기를 압축하고, 이미지로 표현하기 힘든 상상력을 그림에 빌려 각색했다. 때문에 표현의 수위가 더욱 세진 느낌이다. 소설, 드라마, 그래픽 노블 셋 다 모두 충분한 오리지널리티 콘텐츠로 즐길 수 있다. 원작과 드라마를 보았다면 그래픽 노블만의 분위기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원작 드라마를 접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원작을 읽어보기 전에 워밍업으로 보는 것도 추천한다.

 

30년 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성과 권력의 관계는 나아지지 않았다. 소설은 미래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다를 바 없는 현실이 공포스럽다. 소설 속 미래는 오직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여성과 아닌 여성으로만 구분된다. 자궁을 가진 생식기관으로만 보는 여성을 충격적인 비주얼과 날센 묘사로 대중과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환경오염과 전쟁으로 폐허가 된 미래, 기독교 근본주의자들 전체 주의자로 전락한다. 오직 성관계는 출산을 위해서만 관리되며 이들은 빨간 옷을 입고 시녀가 된다. 고위층의 집에 들어가 사령관과 관계를 갖고 그의 아내와 모종의 협력을 한다. 이 모든 부분이 부조리하지만 이런 세상에 살고 있는 건 선택이 아닌 의무다. 태어났기 때문에 사는 거다. 아이 낳는 기계로 전락한 삶을 축복이라 애써 자위해야 한다.

 

몇 해전 우리나라에서도 가임기 여성을 지도 통계치로 그려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래픽 노블 속 시녀의 이야기는 비단 미래의 상상일 뿐일까. 빨강의 강렬한 색감이 눈이 아리도록 계속된다. 세상을 빨강과 파랑, 검은색만 존재하는 획일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잃지 말아야 할 것은 인간성이다. 메이데리의 의미심장한 뜻으로 마무리된다. 메이데이는 노동절이라는 뜻도 있지만 프랑스어 'm'aidez'에서 나온 말로 '도와주세요'란 뜻이다. 조난 신호에서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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