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혁명 - 행복한 삶을 위한 공간 심리학
세라 W. 골드헤이건 지음, 윤제원 옮김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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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환경은 우리의 자아정체성과 타인에 대한 개념을 구성하고, 우리 자신과 과거를 형성하고, 혼자 또는 남들과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을 결정하는 데도 '능동적이고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건축 환경 디자인은 우리가 현재를 살아가는 데는 물론이고,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나갈지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 P159

 

 

우리는 집에서 나와 집으로 들어간다. 안정적인 공간이어야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업무도 가능하다. 그래서 집은 안식처란 말이 나오나 보다. 주거 지역과 공간이 그 사람을 만든다는 말과도 진배없는데 몸에 밴 행동 시뮬레이션인 스키마(연상작용)가 건축환경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이유다. 인간 중심으로 건축이 진행되는 사람을 위함이다.

 

 

인간을 둘러싼 환경이 대부분 건축 환경인 현대사회는 장소와 기억의 관계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 사람은 건축환경을 바탕으로 과거, 현재, 미래의 자신을 만들어 간다. 즉, 당신이 사는 장소가 당신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 건축가 '루이스 칸'은 건축환경 디자인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했다. 카라칼라 목욕탕 천장의 높이가 45미터임을 비유하며 "45미터라는 높이는 우리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만든다"라고 말했다. 인간은 높은 천장일 때 창조적으로 생각함을 밝히고 있다. 21세기 거의 모든 환경이 인공 건축물에 둘러싸여 있는 현대인에게 건축의 필요성을 상기하는 대목이다.

 

 

디자인이 꼭 필요하지 않는 사치품이라는 생각을 버리게 하는 이야기다. 건축 환경은 우리의 신체와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인지 능력과 공동체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삶의 방식도 만든다. 도시를 계획할 때 허투루 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슬럼 구역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발달이 느리다. 사생활도 없이 밤낮으로 소음에 시달리고, 신선한 공기나 물도 없이 공동화장실을 쓴다. 인간 최소의 존엄성이 지켜지지 않는 잔혹한 주거 공간이다.

 

 

인지과학은 건축과도 결합해 최근 활발히 연구 중이다. 인지가 모든 경험의 핵심에 있다는 사실이 확실해졌다. 마음과 신체는 철저히 결합되어 있다. 우리는 주변 공간에 포함되는 건축 환경 요소를 신체와 관련지어 판단한다. 때문에 물리적 무게는 사회 권력과 동일하다고 느낀다. 중요한 것은 크고, 튼튼한 것은 무겁다고 생각한다.

 

 

"좋은 건축 디자인은 일반벅인 건물에 예술을 덧붙인다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기본 욕구와 권리를 보장하는 데서 나온다는 사실이다. " P103

 

 

책은 과학과 기간을 둔 체화된 인지 패러다임을 말한다. 방과 건물, 도시 광장, 건축 환경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7장에 걸쳐 다룬다. 뇌과학자 정재승 교수의 추천사처럼 건축과 공간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한다. 우리가 어떤 공간에 들어서면 그곳에서 요구하는 행동이나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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