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씽 인 더 워터》 여름 휴가기 추천책, ‘리즈 위더스푼‘제작사 영화화

썸씽 인 더 워터 ㅣ 아르테 오리지널 23
캐서린 스테드먼 지음, 전행선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7월

몇 시간 전 남편을 살해 한 여자가 구덩이를 파고 있다. '음악이 끝나도 춤을 멈추지 못하는 느낌, 그게 바로 무덤을 팔 때의 기분이다'라고 고백한다. 에린과 마크는 두 달 전 한 클럽에서 만나 사랑을 키웠고 결혼에 골인한다. 복병이라면 남편 마크의 실직이 있었지만 아이를 갖고 싶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보라보라 섬으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사실 에린은 결혼 전과 달라진 마크의 태도에 살짝 기분이 상해 있었다. 하지만 기준을 조금 낮추고 닥친 난관을 부부가 헤쳐나가자는 믿음으로 새 출발하기로 결심했다. 둘은 보라보라 섬에서 꿀같은 허니문을 즐기는 중이다.

바다 한가운데, 바다 위로 하얀 서류들이 떠나니는 것을 발견한다. 이상하게 여긴 부부는 가방을 건진다. 가방 안에는 다이아몬드, 지폐, 아이폰, 권총이 들어 있다. 아무래도 비행기가 추락한 것 같다. 바닷속에 시체와 비행기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 가방 어떻게 할까?

아무도 부부를 보지 못했다. 망망대해에서 둘만 아는 비밀이다. 바다에는 부유 쓰레기(종종 배의 짐을 가볍게 하려고 곤경에 처한 선원이 의도적으로 배 밖으로 던진 잔해)와 표류 화물(원소유자가 소유권을 주장하면 돌려주어야 함)로 나뉜다. 하지만 이 물건은 배에서 나온 게 아니라 비행기다. 이 가방은 고로 부유 쓰레기가 된다. 즉 발견자가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마크는 해고 상태로 돈이 필요했다. 대출금, 곧 갖게 될 아이, 결혼 등 의무감과 보장되지 않은 미래로 앞이 캄캄했다. 부부는 합심해 이 가방을 가져가기로 한다. 비극은 이제야 비로소 시작된다.

가방을 갖기로 한순간 부부에게는 사랑을 넘어 팀원으로서의 동지애를 키운다. 둘은 호흡을 맞춰 CCTV를 삭제하고, 호텔 투숙 기록을 삭제하고, 세관을 통과해 영국으로 돌아온다. 돈과 보석을 몰래 처리하고 스위스 차명계좌를 개설한다. 어째 모든 게 계획대로 착착 진행된다. 하지만 집에 돌아온 후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본격적인 심리 스릴러는 이제부터다.

《썸 씽 인 더 워터》는 배우 '캐서린 스텐드먼'의 소설 데뷔작이다. 배우답게 극적인 요소, 탁월한 심리묘사와 영화를 보는 듯한 선연함이 페이지터너 이상의 흡입력을 갖는다. 나미비아 사막에서 촬영 중 물든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데뷔작을 3개월 만에 탄생시켰다고 한다.

배우이자 영화 제작자로 알려진 '리즈 위더스푼'이 영화 판권을 샀고, 영화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화화한다면 배우인 '캐서린 스텐드먼'이 직접 에린을 연기해도 좋을 것 같다. 이를 상상하면서 읽어내려갔다. 누구나 꿈꿔봤을 돈가방을 주운 날,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상상만 해도 짜릿하고 흥분되는 일이다. 하정우, 구혜선, 에단 호크, 톰 행크스, 멜라니 로랑 등 배우면서 작가로 활약하는 다재다능한 예술인이 부러울 따름이다.

점점 날씨가 더워지고 있다. 방구석에서 휴가지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을 책을 추천해 달라면 《썸씽 인더 워더》를 권하고 싶다. 금슬 좋아보이는 부부도 속을 썩어 문드러질 수 있음을, 푸르고 맑은 바닷속에 무서운 유혹이 기다리고 있음을 등골 서늘하게 체험할 수 있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