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내키는 대로 산다
이유미 지음 / MY(흐름출판)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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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얼마나 타인의 시선에 굴복하는가. 조직에서 다른 생각을 가지면 유별나다는 소리를 듣고, 남들과 비슷한 나이대에 비슷한 삶을 살지 않으면 이상하다고 말하는 세상. 얼마나 많은 욕망과 취향을 숨기면서 살아왔는가 돌이켜 본다.

 

 

이유미 작가의 《그럼에도, 내키는 대로 산다》는 누가 뭐하고 해도 '나답게 살 권리'를 지켜내고픈 고난기 같았다. 오늘도 가족, 직장, 사회, 친구 앞에서 괜찮은 척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제목만으로도 홀가분한 기분이 들게 한다. 저자는 자신 있게 말한다. 결혼은 안 하는 게 좋고 아이는 낳지 않아도 괜찮다. 아이 없는 삶을 갈망하지만 여전히 우회하지는 않는단다.

 

 

많은 질타를 받을 발언이긴 하지만 살아본 사람이 뼈속까지 느껴본 후 말해주는 조언이다.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기 싫어서, 다들 하니까 한다는 식은 벗어나라는 이야기다.

 

 

직설적이고 속 시원한 이야기다. 이유미 작가의 에세이에는 나답게 살면 그만인 이야기가 툭툭 내던지듯 담겨 있다. 인상적인 대목이 있다. 평소 대대손손 물려받은 발뒤꿈치 각질을 5천 원으로 해결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잡지 못한 후회가 담긴 에피소드다. 저자는 다소 한가한 출근길 홈쇼핑 제품이라는 각질제거기 판매상을 마주한다. 그러나 사고 싶지만 사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다 후회한다. 그 칸에 있는 사람들은 다시는 볼 사람도 아닌, 처음 보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사지 못한다. '저 여자 각질이 많은가 봐'그런 소리 들을까 봐 망설이다가 기차 떠난 거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눈치와 코치 속에서 내 몫을 챙기지 못했나 돌아봤던 글이다.

 

 

 

"살면 살수록 누가 누구한테 잘해라 마라 하는 게 아니란 걸 깨닫는다. 백 사람이 있으면 백 가지 고민이 있듯 걱정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으며, 당사자라고 그 문제를 해결하고 싶지 않을 리 있겠는가."

 

 

 29CM의 총괄 카피라이터이자, 《문장 수집 생활》, 《사물의 시선》의 저자 이유미가 선보이는 첫 번째 일상 에세이는 가볍게 읽다가 무거운 생각을 더하는 책이다. 남들 신경 쓰며 나느라 내키는 대로 못 살았다고 느끼는 사람들. 아마 현대인 대부분이 아닐까. 그들에게 이 책은 이제라도 그렇게 살라고 넌지시 권유하고 있다.

 

허세와 가짜 행복 가득한 SNS 사진 보다 지질하고 부족한 진짜 나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이런 나도 나의 일부이기 때문에 인정하고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 그렇다. 오늘도 난 내키는 대로 산다. 누가 뭐라든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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